1억 7000여만원 들인 새 '춘향 영정', 17세 맞아?

이보라 2023. 6. 1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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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가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을 놓고 시민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15개 단체가 모인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새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다. 또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면서 "춘향 영정 봉안 문제에 대해 다시 객관적이고도 민주적인 공론 조사를 제안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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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안팎의 18세기 여인상 염두해 그려"
시민들 반응 냉담 "춘향 정신 담아내지 못해"

남원시가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을 놓고 시민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작품 속에서 춘향은 17세로 등장하는데 영정 속 인물은 40~50대로 보이는 것은 물론 외모도 중성적으로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5일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제93회 춘향제에 앞서 춘향 영정 봉안식을 갖고 새 영정을 전북 남원의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했다. 남원시의 위탁을 받아 남원문화원이 제작을 주도한 이 영정은 가로 94㎝, 세로 173㎝ 크기로 그렸다. 김현철 작가가 그린 영정은 제작 비용으로만 1억 7000여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 김 작가는 보도자료를 통해 "새 춘향 영정은 판소리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와 경판본 '춘향전'의 첫 대목에 등장하는 5월 단오일을 맞아 몸단장을 한 채 그네를 타기 위해 나오는 17살 안팎의 18세기 여인상을 염두에 두고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정 제작 과정에서 남원 소재 여자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7명의 여학생 모습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남원시가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을 놓고 시민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사진출처=남원시]

하지만 새 영정 공개 후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어렵게 다시 제작한 영장의 모습이 기대와 달리 남원의 가치와 춘향 정신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15개 단체가 모인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새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다. 또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면서 "춘향 영정 봉안 문제에 대해 다시 객관적이고도 민주적인 공론 조사를 제안한다"라고 했다.

한편 최초의 춘향 영정으로 알려진 그림은 1931년 1회 춘향제를 맞아 강신호·임경수 작가가 그린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한국전쟁 중 일부가 훼손됐으나 남원향토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1939년 김은호 작가가 그린 춘향 영정은 유실된 바 있다. 김 작가가 1961년 다시 춘향 영정을 그렸으나 친일 인사 논란에 휩싸여 2020년 9월 해당 영정은 철거됐다. 이처럼 춘향 영정을 놓고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새 영정이 잘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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