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례적 보도…“간토대지진, 유언비어로 조선인 학살”

권남영 2023. 6. 1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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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의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의 공식 보고서를 인용해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유언비어로 조선인이 학살된 사실을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들은 사람들이 각지에서 자경단을 결성해 일본도나 낫 등으로 무장하고 재일조선인을 무작위로 심문하고, 묶고, 폭행을 가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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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3일자 조간 1면에 ‘간토대지진의 교훈(5): 유언비어·폭력 한꺼번에 확산’이란 제목의 연재 기사를 게재했다. 요미우리 온라인 지면 캡처


보수 성향의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의 공식 보고서를 인용해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유언비어로 조선인이 학살된 사실을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13일자 조간 1면에 ‘간토대지진의 교훈(5): 유언비어·폭력 한꺼번에 확산’이라는 제목의 연재 기사를 실었다. 일본 정부 중앙방재회의가 2008년에 정리한 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지금까지 조선인 학살을 부정해온 일본 정부 및 정치권의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적잖은 파문이 일고 있다.

보고서에는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들은 사람들이 각지에서 자경단을 결성해 일본도나 낫 등으로 무장하고 재일조선인을 무작위로 심문하고, 묶고, 폭행을 가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또 “간토대지진의 사망·행방불명자 약 10만명 중 1%에서 수%가 이러한 사안으로 (피살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이 같은 100년 전 참상을 전하면서 현재 일본에서도 각종 재난 현장에서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외국인이 물자를 몽땅 빼돌려 피난소가 폐쇄됐다”는 식의 악의적인 유언비어가 온라인에 퍼지면서 외국인 혐오 정서가 일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100년 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간토지방에서는 규모 7.9의 대형 지진이 발생해 10만500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자경단, 경찰, 군인 등이 재일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했다. 당시 독립신문의 기록에 따르면 이렇게 죽임을 당한 조선인 수는 6661명에 달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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