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 찍은 LG이노텍…아이폰15 효과로 하반기 실적 기대감 ‘솔솔’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6. 13. 22: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을 걷던 LG이노텍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와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실적이 꺾인 탓에 지난 1년간 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최근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에 무게가 실리며 주가가 상승세에 올라탔다.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 배경은 LG이노텍의 핵심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15 출시 효과다. 하반기 아이폰 신작이 출시되며 애플에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을 단독으로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프로맥스에 최초로 잠망경 형태 망원 카메라 모듈인 폴디드줌 카메라를 탑재할 예정이다.

다만 하반기 경기 둔화로 인해 소비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될 경우, 한껏 올랐던 기대감이 급격히 꺾일 우려는 존재한다. 지난해 아이폰14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하자 LG이노텍 실적과 주가도 부진에 빠진 경험이 있다. 이처럼 높은 애플 의존도는 LG이노텍의 고질적인 불안 요소로 꼽힌다.

애플에 폴디드줌 카메라 단독 공급

경쟁 완화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

LG이노텍은 지난해 3월 신고가(41만4500원)를 기록한 후 1년간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3월 16일에는 신저가(24만80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1년 사이 주가가 무려 40% 이상 하락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 때문에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전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LG이노텍 주력 제품은 대부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데,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구입을 주저하며 부품 수요도 덩달아 감소했다. 무엇보다 LG이노텍 핵심 고객인 애플 아이폰14 판매 부진이 뼈아팠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아이폰14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아이폰 수요 성수기인 4분기에 폭스콘 정저우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4분기에 미뤄진 이연 수요가 올해 상반기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아이폰14 판매량은 3958만대로 지난해 1분기 아이폰13 판매량(4530만대) 대비 오히려 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14 판매량이 기대를 밑돌자 LG이노텍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6월 8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LG이노텍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마이너스(-) 173억원으로,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1011억원의 흑자가 예상됐지만, 전방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탓에 시장 눈높이가 낮아졌다.

하지만 지금은 1분기 아이폰14 판매 부진이 아이폰15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나는 상황이다. 실제 증권사들은 최근 LG이노텍의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보고서를 줄줄이 발간하고 있다.

핵심은 역시 하반기 아이폰15 출시로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판가와 출하량 모두 전작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부진했던 아이폰14 판매로 이연된 수요가 아이폰15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보통 2년 주기인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고려하면 아이폰12 사용자들이 아이폰15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아이폰12는 출시 후 3개월간 5486만대, 1년간 1억5000만대를 판매할 정도로 인기를 끈 제품이다. 길어진 교체 주기를 감안해도 아이폰12 일부 교체 수요 물량이 등장할 시점이라는 점에서 전작 대비 아이폰15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이번 아이폰15 프로맥스 모델에는 최초로 폴디드줌 카메라가 탑재될 예정이다.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이 애플에 단독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디드줌용 손떨림 보정 부품(OIS)도 애플에 공급할 예정인데, 아이폰15에서 LG이노텍의 OIS 점유율은 70%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아이폰14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이유는 폴디드줌을 적용하는 등 아이폰15의 스펙 변화가 구체적으로 알려진 영향이 있다”며 “아이폰14 이연 수요와 아이폰12 교체 수요가 몰려 올해 하반기 아이폰15 출하량은 흥행에 성공한 아이폰13과 비교해도 6% 이상 늘어나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LG이노텍은 제품의 판가 상승과 일부 부품의 내재화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경쟁 완화가 예측된다는 점도 호재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경쟁사 일본 샤프가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서 빠질 것으로 본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제품을 선보이기 전 약 2년간 개발 과제를 진행하는데, 샤프가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16 시리즈 개발 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샤프가 공급망에서 제외되면 애플 카메라 모듈 협력사는 기존 4곳에서 LG이노텍, 폭스콘, 코웰 등 3곳으로 줄어든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샤프가 내년부터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경쟁 강도는 우려보다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15 출시 효과가 기대되는 LG이노텍 실적이 하반기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 진열된 아이폰14 시리즈. (매경DB)
높은 애플 의존도는 고질적 리스크

거시 환경, 신사업 성과 지켜봐야

아이폰15 효과가 본격화될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증권사들도 LG이노텍이 2분기 부진에서 벗어나 3분기에는 다시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LG이노텍 3분기 영업이익은 4275억원이다. 4분기에는 5196억원까지 이익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에 주가도 반응했다. LG이노텍 주가는 지난 6월 2일 한때 31만4500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저점 대비 27%가량 오른 셈이다. 여전히 지난해 고점 대비 20% 이상 낮은 수준이지만 2분기 들어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하반기 거시 환경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져 글로벌 소비가 위축될 경우,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은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실적과 직결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변수는 경기 둔화 우려가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라며 “아이폰15도 전작처럼 흥행에 실패한다면 LG이노텍 주가가 지난해처럼 추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꾸준히 지적된 문제”며 “아이폰15에서 폴디드줌 카메라가 처음 도입되기 때문에, 수율이나 생산성 이슈도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의 성공 여부도 장기간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연면적 약 23만㎡(6만9575평)에 달하는 구미4공장을 인수하고 올해까지 구미 사업장에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FC-BGA의 신규 생산라인을 구미4공장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FC-BGA의 글로벌 수요가 급증한 반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적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승수 애널리스트는 “FC-BGA는 반도체 기판 중에서도 제조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며 “당분간 FC-BGA 매출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에 2~3년 이상 길게 보고 성과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3호 (2023.06.14~2023.06.20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