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 힘 실린다…美 5월 물가 4% 상승, 2년여만에 최저
미국의 물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은 미국의 5월 CPI가 1년 전보다 4.0%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4.9%)보다 0.9%포인트 내려갔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로, 시장의 예상치(4.0%)와 일치한다. 전월 대비로도 0.1% 올라 지난 4월(0.4%)보다 상승 폭이 작아졌다.
미국 CPI는 지난해 6월에 전년 대비 9.1% 오르면서, 41년 만에 최고치(상승률 기준)를 기록했다. 이후 11개월 연속으로 CPI 상승률이 꺾이는 추세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물가가 급등했던 기저 효과가 있고, 지난달의 에너지 가격 하락도 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수석 분석가는 “전년 동기 대비 CPI 상승률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 인사 등에게 소재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오름세가 둔화했다. 5월에 전년 대비 5.3% 올랐다. 이는 4월(5.5%)보다 0.2%포인트 낮아졌고, 전문가 전망치(5.2~5.3%)에 부합하는 수치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4월 상승 폭과 같았다.
근원 CPI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한 장기적인 물가 추세를 나타낸다. 기준금리 결정에 중요한 근거가 되는 CPI 상승률이 둔화 추세인 것은 맞지만, 근원 CPI는 5.5~5.6%에서 좀체 떨어지지 않으면서 그간 Fed의 긴축 ‘약발’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그간 많았다. 이에 Fed 일부 인사는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5.00~5.25%)에 유지하더라도 ‘동결(pause)’이 아닌 ‘건너뛰기(skip)’라고 짚기도 했다.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FOMC 직후 공개되는 점도표와 경제 전망 수정치에 쏠린다. 앞서 Fed가 3월 점도표에 제시한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5.1%로, 미국 금리는 이미 그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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