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분신 수수방관에 의문"…심상정 "정치인 전에 인간 돼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3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고(故) 양회동씨의 분신과 관련해 "지금도 석연치 않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금도 양회동씨의 죽음을 기획 분신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동료가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붙이던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이를 말리지 않고 한참 동안 바라만 봤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혹시나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적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평가는 아니다"며 "그 현장에 있었던 건설노조 부위원장이 (분신을) 1분 가까이 수수방관한 그 행위에 대해서 의문이 드는 것을 제 나름대로는 짚고 가야 하겠다고 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획이라든지 방조라든지 얘기는 전부 저를 엉뚱한 번지수로 끌고 가서 공격하려고 하는 틀에서 짠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원 장관은 "지금도 기억이 안 나십니까. 부위원장님? 지금도 기억이 안 나십니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심 의원은 "유족들이 와 있다. 말씀 좀 삼가시라"면서 "주무장관으로서 '건폭몰이' 희생된 고인 앞에 고개를 숙여 애도해도 시원치 않은데 사자 명예훼손을 하면서 고인을 두 번 죽였다"고 비판했다.

원 장관이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 고인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없다"고 받아치자, 심 의원은 "이건 패륜이다. 정치인이기 전에 인간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원 장관은 "옆에 있던 부위원장의 수수방관을 지적한 것"이라며 "억지로 초점을 엉뚱하게 몰아가느냐"고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