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흘린 채…” 경기 중 부상 고교야구선수 20분 방치, 왜

오기영 2023. 6.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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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야구 경기 도중 선수들이 크게 다쳤으나 경기장에 의료진이 없어 적절한 응급 조치도 못하고 20분 가까이 경기장에 방치된 일이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 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장에는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 1명이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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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경기 중 한 선수 큰 부상 입었지만
현장에 의료진 없이 구급차만…응급조치 못해
119 출동 후에야 병원으로 이송
진영고 선수 2명이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탄천야구장에서 열린 주말리그 경기 도중 충돌해 쓰러져 있다. '지지빠' 유튜브 캡처


고교 야구 경기 도중 선수들이 크게 다쳤으나 경기장에 의료진이 없어 적절한 응급 조치도 못하고 20분 가까이 경기장에 방치된 일이 알려졌다.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탄천 야구장에서 열린 진영고와 부천고의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에서 6회말 부천고 타자의 공이 외야에 뜨자 진영고 좌익수와 유격수가 뜬공을 잡으려다 서로 충돌했다.

이로 인해 두 선수가 바닥에 쓰러졌고, 이 중 한 명인 A군은 안구골과 턱 등 얼굴 부위 일곱 군데가 골절됐고, 치아 5개가 부러지는 등 큰 부상을 당했다.

사고 당시 경기장에는 구급차가 있었지만 의료 인력이 없어 쓰러진 선수들을 병원으로 이송하지 못했다. '지지빠' 유튜브 캡처


사고 직후 대기 중이던 구급차가 경기장으로 들어왔지만 구급차엔 의료진 없이 운전기사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응급 처치는 물론 병원 이송도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당시 경기 영상이 찍힌 영상 등을 보면 A군은 경기장 안에 쓰러진 뒤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한 채 경기장 내에 20분 가량 쓰러져 있고 주변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인다.

현장에선 구급차 운전기사가 진영교 체육교사인 야구부장 B씨 도움을 받아 A군 얼굴 피를 닦는 등 초동 조치만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119 신고를 받고 의료인력과 함께 구급차가 도착해서야 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는 지난 1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다친 학생이 그라운드에 누운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면서 “의식이 없지는 않았지만 입안에 피가 나고 있어 호흡하는데 힘들어했다. 부러진 치아가 입안에 남아 있어 절대 삼키지 말라고 주의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 트위터리안이 올린 당시 현장 사진. @doubleone 트위터 캡처


13일 트위터 등에는 당시 경기를 직관하던 관중들의 목격담들도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당시 사고 직후) 피를 흘리며 경련까지 하는 선수를 두고 5분여를 우왕좌왕했다”면서 “사고가 났을 때 심판과 코치들이 의료진을 찾았지만 구급차 외에 의료진은 없었다”고 전했다.

A군의 가족이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도 “경기장 옆면에 있던 구급차에는 처치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119에 신고를 하고 약 20분간을 쓰러져 경련하며 피를 흘렸다”고 토로했다.

이 누리꾼에 따르면 A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해오다 이날 고등학생으로서 첫 선발 경기를 출장했다.

경기장에는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 1명이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행사 안전관리 매뉴얼 캡처


이날 상황은 스포츠 행사와 관련한 기본 안전관리 매뉴얼도 지키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 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장에는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 1명이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

문체부와 교육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고교야구 주말리그는 학생 선수들의 대학 진학과 프로 진출 등이 달린 대회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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