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남반구, 새로운 기독교 선교 시대” 한국 선교계 과제는?

김아영 2023. 6. 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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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계선교협의회, 13일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 개막
나흘간 세계 복음화위한 한국 선교 방향 모색
강대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이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23년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에서 비서구권 중심의 선교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교역사학자 앤드루 월스는 2000년 역사의 세계교회 물줄기를 바꾼 세 번의 전환점을 언급했다. 초대교회 시절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전 세계로 흩어져 예수를 전파한 사건, 5세기 유럽이 복음화되면서 크리스텐덤(기독교제국) 시대를 이룩한 점, 그리고 세 번째 전환점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세계 선교 지형이 바뀌면서 세계 기독교 시대가 열린 바로 지금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2023년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엔코위)’를 개막했다. ‘다시 그곳에서’(엡 2:10)라는 주제로 16일까지 3박 4일간 열리는 엔코위는 세계 복음화를 위한 한국 선교의 방향을 모색하는 회의다.

엔코위는 1990년 1차 회의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7차례 대회를 치르며 한국선교 과제에 대한 전략을 논의했다. 초기에는 전방 개척 선교 논의, 후에는 범위를 넓혀 한국선교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KWMA는 매일 설교와 주제 강의를 통해 ‘선교와 거룩’ ‘한국 선교와 세계 기독교’ ‘남겨진 과제, 발견할 과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최선’을 주제로 다룬다. 선교사 목회자 선교학자 등 640여명의 참석자는 14일과 15일 오후 네 차례 진행되는 트랙별 모임에서 ‘다음세대 선교 동원’ ‘디아스포라’ ‘선교적 교회로 가는 로드맵’ 등 10개 선교 이슈와 주제에 대해 논의한다.

KWMA 이사장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는 개회 예배에서 “지구촌 사건 사고는 우연히 일어나는 것 같지만 구원을 이뤄내기 위한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 속에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국의 이주민이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가 마주한 다민족사회는 하나님의 뜻이자 새로운 도전”이라며 “하나님은 모든 이들이 차별을 느끼지 않고 예배하는 것을 원하신다. 한국교회는 복음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래 시대에 한국교회 선교는 현지인과 동역하는 선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인(local)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교 전략, 현지인 중심의 네트워크, 무엇보다 기도의 능력을 강조했다.

선교사, 선교학자 등 선교 관계자들이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23년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에서 주제강의를 듣고 있다.

첫날 주제 강의에선 서구 중심 선교의 한계 극복이 논의됐다. 한철호 미션파트너스 대표는 ‘세계 기독교와 한국 선교’ 강의에서 “서구 선교가 주도했던 힘에 의한 선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며 “팬데믹 시대가 준 가장 큰 깨달음은 지역의 중요성이다. 팬데믹 후 선교는 서구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중심적이고 쌍방향적 혹은 전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진단했다.

한 대표는 “역사 속에서 거듭 확인된 것은 선교는 힘 있는 이들이 아닌 오히려 연약하고 고난받는 자, 정복당한 이들에 의해 이뤄졌다”며 “오늘 우리 과제인 한국교회의 재부흥과 선교 회복은 반드시 주변부에서부터 일어나야 한다. 한국선교 중심부가 모색해야 할 점은 회개와 태도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우리는 선교의 주인이신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현철 한국선교연구원장은 ‘한국 선교사의 현황’ 강의를 통해 한국 선교운동의 지속성과 관련해 중요한 부분으로 선교사들의 자질과 태도에서 성숙해지는 것을 꼽았다. 선교사뿐 아니라 파송교회와 선교단체도 성숙한 사역을 위한 선교적 책무를 갖고 있다.

홍 원장은 “선교 사역의 구체적 내용과 현장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 것은 성숙한 선교를 이루는 핵심 요소”라면서 “선교단체 본부는 다양한 선교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 선교가 성숙해지려면 신학적 성찰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선교 현장과 선교사, 선교 단체를 비평적이면서 성찰적으로 바라보는 역량이 성숙한 선교를 이뤄내는 데 중요 요소라는 것이다. 선교지의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선교사와 선교단체, 파송교회 간의 연합적인 논의와 대책도 강조했다.

문상철 카리스교차문화학연구원장

문상철 카리스교차문화학연구원장은 ‘세계교회의 질문들’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문 원장은 내년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대회의 준비 하나로 한국로잔위원회가 2020년 9월부터 2021년 7월까지 12개 권역, 23개 이슈 네트워크 등 총 36개 그룹 모임을 통해 진행된 공청회의 분석 보고서를 공유했다.

문 원장은 10개 이상의 그룹에서 반복적으로 대두된 주제 키워드로 ‘제자도의 중요성’ ‘훈련의 필요성’ ‘젊은이들에게 귀 기울이기’ ‘교회들이 외부 현실에 개입할 필요’ ‘미전도종족 복음화’ ‘대위임령의 의미 분명히 이해하기’ 등을 꼽았다.

문 원장은 이를 한국 선교에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청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가능한 선교를 통해 낙관주의를 회복하자”며 “온·오프라인 사역을 이어가고 지역별 이슈를 연구해 토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업무협약식

세계선교협의체의 업무 협약식도 진행됐다. KWMA는 중화기독교연합파송사역촉진회, 아시아선교협의회(대표 강대흥 선교사)는 아시아복음주의연맹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새로운 국제 선교운동에 협력하기로 했다.

평창=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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