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서믿음 2023. 6. 13. 16: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건축가 유현준이 감명받거나 영감을 얻은 30개의 건축물을 소개한다.

나는 이런 '잠수교' 같은 건축을 '건축 공간을 통해서 자연과 대화할 수 있게 해 주는 건축'이라고 말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건축가 유현준이 감명받거나 영감을 얻은 30개의 건축물을 소개한다.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다. 많은 자본이 드는 만큼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만 완성되는 그 사회의 반영이자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건축물을 통해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을 조명한다.

목욕탕은 인간이 만든 건축물 중에서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다루는 건축물이다. 그래서 목욕탕은 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 춤토어의 ‘발스 스파’는 마치 ‘물이 인간에게 무엇인지 알려 주마.’라고 말하는 건축물 같다. ‘발스 스파’에서는 단순히 목욕한다는 느낌을 넘어서 물의 다양한 측면을 체험할 수 있다. 냉탕에 들어가면 물속에서 조명된 욕조 물 안에 파란색 꽃잎들이 소용돌이친다. 파란 꽃잎은 차가운 물의 느낌을 시각적으로도 느끼게 해 준다. 반대로 온탕에는 빨간 꽃잎이 휘몰아친다. (…) ‘발스 스파’는 동굴같이 어두운 공간을 연출해 그 안에서 극도로 민감해진 오감을 통해 절제된 빛과 물의 촉감을 최대한 느끼게 하는 궁극적인 감각의 공간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건축물이다. - 183~184쪽 (10장. 발스 스파)

지금도 한강 수위는 계속해서 높아지거나 낮아지면서 변화하지만 우리는 멀리서 보았을 때 그 높이의 변화를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강 수위가 바뀌는 것을 눈치챌 때가 있는데, 다름 아닌 ‘잠수교’가 물에 잠겼을 때다. 다른 다리와는 다르게 낮은 ‘잠수교’는 한강 물이 조금만 불어나도 물에 잠겨서 건너갈 수가 없다. 이때 ‘잠수교’는 미세한 자연의 변화를 공간의 변화로 치환해서 우리가 알아채게 해 주는 장치다. 만약에 ‘잠수교’가 아주 높은 교각으로 만들어졌다면 그런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낮은 높이의 교각 디자인이 자연의 변화를 공간적으로 변환시켜 주는 기능을 만들어 냈다. 나는 이런 ‘잠수교’ 같은 건축을 ‘건축 공간을 통해서 자연과 대화할 수 있게 해 주는 건축’이라고 말한다. 일종의 ‘공간 통역사’다. ‘퀘리니 스탐팔리아’도 그런 종류의 건축이다. 베네치아의 물 높이는 항상 변화했다. 이런 변화를 공간의 변화를 통해 좀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건축물이 ‘퀘리니 스탐팔리아’다. - 189~190쪽 (11장. 퀘리니 스탐팔리아)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492쪽 | 1만95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