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얀 마텔 “인생을 이해하는 최고 도구는 예술과 종교”

김남중 2023. 6. 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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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를 쓴 캐나다 작가 얀 마텔(Yann Martel·60)이 서울국제도서전에 초청돼 한국을 처음 찾았다.

얀 마텔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를 읽었는데,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도 트로이 전쟁을 끊임없이 겪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며 "당시 발언권을 갖지 못했던 평민의 입장에서 전쟁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오늘날에도 '일리아드'와 비슷하게 돈 있는 사람들이 주로 발언권을 가지고 있어서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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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를 쓴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이 13일 서울 중구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 이야기’를 쓴 캐나다 작가 얀 마텔(Yann Martel·60)이 서울국제도서전에 초청돼 한국을 처음 찾았다. 2002년 부커상 수상작인 ‘파이 이야기’는 전 세계 50개국에서 출간돼 1200만부가 팔렸고, 2013년 영화로도 제작돼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13일 서울 중구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얀 마텔은 “아들과 함께 1주일 전에 도착해서 속초, 울산바위, DMZ 등을 구경했다”면서 “한국 음식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DMZ에 대해 “국경이라는 것 자체가 이 국가의 상처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런 식으로 극명하게 차이를 맞댄 국가는 처음 본다”고 소감을 전했다.

얀 마텔의 책들을 국내에 소개해온 출판사 작가정신은 이번 내한을 계기로 1993년 발표된 작가의 데뷔작이자 유일한 소설집인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과 ‘파이 이야기’를 한 권으로 묶은 특별 합본호를 출간했다.

얀 마텔은 “제 첫 책과 저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책이 함께 묶여서 기쁘다”면서 “지금도 신나는 스토리 아이디어를 발견했을 때 굉장히 들뜨고, 그것이 저를 계속 쓰게 만든다”고 말했다.

‘파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인도를 여행할 때 영감을 얻어서 쓰게 됐다. (종교적으로 매우 신실한) 인도 사람들의 개방성이 인상적이었고, 갑자기 종교나 동물 같은 게 눈에 들어왔다”면서 “신적인 존재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세속적인 방식으로 이해해 보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시대에도 왜 신을 믿느냐는 궁금증이 생겼다”면서 “컴퓨터가 아무리 발전해도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하진 않는다. 어떤 사람이 되는지에 영향을 끼치지도 않는다. 거기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예술이나 종교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얀 마텔은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에게 문학 읽기를 권하며 4년간 편지를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날도 “지도자들은 드리머여야 하고, 우리 사회를 어디로 끌고 갈지 꿈을 가져야 하는데 그 꿈이 어디서 나오는가”라고 물으면서 “픽션을 읽어야 꿈을 갖게 된다. 픽션을 읽는 것은 가치있는 꿈, 살아갈 수 있는 꿈을 꾸기 위해서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구의 백인 중년남성들은 20대 중반쯤이면 픽션을 더 이상 안 읽는다고 한다. 이런 백인 남성들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픽션을 읽지 않는다면 그들은 어디서 꿈을 얻는지 알고 싶다. 대통령이든 수상이든 책을 읽지 않으면 그들이 꾸는 꿈, 그들이 주장하는 비전이 최악의 악몽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봄에는 그의 신작 장편소설도 나온다. 트로이 전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선 오브 노바디(Son of Nobody)’라는 작품이다. 얀 마텔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를 읽었는데,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도 트로이 전쟁을 끊임없이 겪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며 “당시 발언권을 갖지 못했던 평민의 입장에서 전쟁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오늘날에도 ‘일리아드’와 비슷하게 돈 있는 사람들이 주로 발언권을 가지고 있어서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얀 마텔은 14일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연설한다. 그는 “지난 30년간 글을 쓰면서 제가 인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면서 “예술과 종교가 인생을 이해하는 데 최고의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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