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전 伊총리 추모…멜로니 "진정한 투사였다"

조유진 2023. 6. 1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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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최장수 총리이자 집권 연정의 주요 파트너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86세를 일기로 별세하자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전역에서 애도 물결이 일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베를루스코니는 진정한 투사였다"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데 두려움이 없었고, 바로 그 용기와 결단력이 그를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만들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멜로니 총리는 "우리는 함께 많은 전투에 나서 이기고 졌다"며 "그를 위해 우리는 함께 세웠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도 "오늘 위대한 이탈리아인이 우리에게 작별을 고했다"며 "그는 모든 분야에서, 그리고 어떤 관점에서도 누구와 비교하기 어려운 역대 최고의 인물이었다"고 고인을 평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무엇보다 오늘 난 훌륭한 친구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중도 우파 성향의 전진이탈리아(FI)를 이끈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조기 총선에서 멜로니의 이탈리아형제들(FdI), 살비니의 동맹(Lega) 등 강경 우파 정당들과 연합해 압승을 거뒀다.

베를루스코니는 멜로니를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올려놓으며 '킹메이커' 역할을 했다. 집권 연정의 한 축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세상을 떠나면서 향후 몇개월간 이탈리아 정계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세계 전역에서도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20년 지기'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생전에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던 푸틴 대통령은 그의 별세가 "회복할 수 없는 슬픔"이라고 애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탈리아 대통령실에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내게 실비오는 소중한 사람이고 진정한 친구였다"면서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멀리 내다보는 결정을 내릴 줄 아는" 그의 지혜와 능력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던 멜로니 총리와는 달리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언행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가 러시아에서 양국 관계의 강화를 "원칙 있게" 지지한 사람으로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하고 "진정한 애국자로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무엇보다 조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었다"고 칭송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친러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위대한 투사가 떠났다"며 애도의 메시지를 내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장녀 마리나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에너지 넘치는 기질로 공적 책임을 맡았던 이탈리아 정치의 주인공을 잃은 애도에 진심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베를루스코니는 수십년간 이탈리아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 국민과 그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으로 전임 정부를 이끈 마리오 드라기 전 총리는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기업가로서 그는 탁월한 추진력과 혁신으로 커뮤니케이션과 스포츠 세계를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치 지도자로서 정치를 변화시켰고, 인간미와 카리스마로 이탈리아 국민에게 사랑받았다"고 고인을 돌아봤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1986년부터 2017년까지 구단주를 지낸 이탈리아 명문 축구단 AC 밀란은 "우리 구단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며 "베를루스코니의 타계를 애도하며 가족, 동료, 가장 소중한 친구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당신은 항상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파올로 젠틸로니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수십 년 동안 이탈리아에 깊은 족적을 남긴 지도자가 세상을 떠났다"며 "모두에게 오늘은 애도의 순간"이라고 슬픔을 표했다.

건설, 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 출신으로 이탈리아 총리를 3차례나 지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미성년자 성매매와 탈세 등으로 정계에서 불명예 퇴진했다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10년 만에 상원의원으로 복귀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최근 만성 골수 백혈병에 따른 폐 감염 진단을 받고 상태가 악화해 이날 밀라노의 산 라파엘레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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