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국가’ 되고 ‘수산물’ 못 먹어도 괜찮나…상식 잃은 정치권

황인성 2023. 6. 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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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실언'은 정치권의 단골 메뉴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상식 밖 발언이 국민적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야당 대표가 범죄 협의를 받아 재판받고 검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원활한 국정 운영과 국가·국민을 위해 만나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피하는 모양새다.

또 우리 사회의 큰 사회적 문제가 되는 마약 사건 및 수사 등을 정쟁적인 관점으로 바라봐 관련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등 국민적 시선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자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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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명’ 걸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정부 대응 ‘미흡’…“걱정을 괴담으로”
마약 사범 늘어도 ‘檢 마약 예산 못 늘려’ 民 그릇된 주장도
‘아군 아니면 적’ 인식 팽배…박근혜 탄핵 이후 양분화 두드러져
신율 “색안경 낀 정치권, 현실 제대로 보려면 벗어야”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정치인의 ‘실언’은 정치권의 단골 메뉴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상식 밖 발언이 국민적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기 생존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따라 나오는 일종의 현상으로도 볼 수 있으나 ‘아군 아니면 적군’이라는 왜곡된 인식의 탓이 더 크다. 

특히 지난 대선 0.73%p 근소한 표 차이로 승패가 갈리면서 심리적으로 승복하지 못한 이들도 상당해 이런 반목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넘게 제1야당 대표와 일절 만나지 않고 있다. 야당 대표가 범죄 협의를 받아 재판받고 검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원활한 국정 운영과 국가·국민을 위해 만나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피하는 모양새다. 되려 제1야당 대표가 아닌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자 만날 의향을 전하면서 비상식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직선제 변경 이후 선출된 대통령 중 야당 대표와 만나지 않은 것은 윤 대통령이 유일하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도 상식적이지는 않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이슈인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임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국민적 불신 해소보다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보고서 발표를 기다리겠단 태도다. 아울러 해프닝으로 끝난 과거 광우병 파동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비슷하다면서 집권여당은 국민 여론을 등 업은 야당의 비판을 ‘괴담’ 수준으로 폄훼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촛불집회로 국민 여론이 들끓자 미국과 추가 협상을 통해 수입 대상을 ‘생후 30개월 이전 도축된 소’로 축소 합의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야당의 비상식적인 태도도 만만치 않다. 당 혁신위원장 자리에 임명할 인사를 졸속 검증해 비상식적 발언을 했던 이를 지명해 논란을 빚었다. 결국 지명 6시간 만에 자진 사임하긴 했지만, 상식이 필요한 혁신위원장에 시각에 따라 꽤 비상식적이라고 볼 수 있는 인사를 세웠다는 점에서 납득이 어렵다. 

또 우리 사회의 큰 사회적 문제가 되는 마약 사건 및 수사 등을 정쟁적인 관점으로 바라봐 관련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등 국민적 시선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자주 보였다. 예산 삭감까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몇 년 새 국내 마약범죄가 크게 늘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해가 안 된다. 검찰이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에 반하는 검찰 시행령을 만들었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으나, 국민 정서와는 거리감을 보였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 같은 비상식적인 정치권 행태는 ‘아군 아니면 적’ ‘나와 다르면 틀린 것’이라는 적대적 진영 논리에서 기인한다. 정치는 결국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를 조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기능을 완벽히 상실한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양분화 추세는 특히 심각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난 후 최순실 국정농단을 이유 삼아 얼마나 많은 보수 인사들을 잡아들이고 핍박했는지 아느냐”며 “결국 지금과 같은 적대적 진영 논리를 내세워 반목하게 한 것은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가 발생한 시기를 전후해 우리 사회는 극단적으로 양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지금의 모습은 일종의 정치 실종 상태”라고 지칭했다.

이어 신 교수는 “그 이전에도 상대 정당을 완벽한 파트너로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심각하게 적개심을 보이지는 않았는데 탄핵이라는 정치적 사건을 겪으면서 반목하고, 상대의 모든 것을 부정하기 시작했다”며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보면 현실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를 멀다고 실언이 나오고 비상식적인 정치적 행태가 자행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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