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국회가 할 일

2023. 6. 1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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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결정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한국 내 논쟁이 치열하다.

오염수 관리 상황을 확인한 한국 시찰과 달리 IAEA 보고서는 오염수 방사능을 정확히 분석하고 방류 전 오염수 상태를 검증한 내용을 담았다.

과학적 데이터는 우리 바다의 안전함을 보여주지만 우리 국민 누구도 오염수 방류에 흔쾌히 동의할 사람은 없다.

사회적 갈등과 후쿠시마 사고로 겪은 우리 원전산업의 고통을 고려할 때 일본도 이에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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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중앙대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부)


일본 정부가 결정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한국 내 논쟁이 치열하다. 여당은 우리 바다에 주는 영향이 미미하다 주장하고 야당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과학에 근거한 정치는 실종되고 감정을 자극하는 정쟁에 국민 불안만 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보고서가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오염수 시찰에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독립검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 작성에는 IAEA의 전문연구소와 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 세계적 권위를 지닌 미국 프랑스 스위스의 연구소들이 참여했다. 오염수 관리 상황을 확인한 한국 시찰과 달리 IAEA 보고서는 오염수 방사능을 정확히 분석하고 방류 전 오염수 상태를 검증한 내용을 담았다.

독립검증을 위한 시료는 IAEA 입회하에 채취했다. 참여 기관 공통으로 30종의 주요 방사성 물질과 각 기관이 선정한 30여 핵종을 추가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기관 간에 유의미하게 방사성 물질 농도가 달랐거나 추가로 감시가 필요한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삼중수소는 방출 제한치의 2.5배 수준이고 다른 방사성 물질은 제한치 이하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도쿄전력의 오염수 분석 방법이 적절했고 정화설비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삼중수소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다고 결론냈다.

하지만 방류 반대 입장에선 이 보고서가 어떻든 상관없어 보인다. 필자도 IAEA 보고서보다 우리 바다에 더 관심이 크다. 원자력안전위와 해양수산부가 감시하는 우리 바다의 방사능 상태는 30년간 변함없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직후에는 훨씬 많은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나왔다. 하지만 우리 바다의 방사능 데이터는 사고 전후가 다르지 않다. 2014년 사이언스 저널이 소개한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조사도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사고의 방사성 물질이 우리보다 먼저 닿은 미 서부 해안에 영향은 없었다.

과학적 데이터는 우리 바다의 안전함을 보여주지만 우리 국민 누구도 오염수 방류에 흔쾌히 동의할 사람은 없다. 이 문제는 안전보다 안심과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 입장에선 재정도 더 들어간다. 방류를 말리지 못한다면 한국 자체적으로 오염수의 정화 상황을 계속해서 감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갈등과 후쿠시마 사고로 겪은 우리 원전산업의 고통을 고려할 때 일본도 이에 협력해야 한다.

국회는 이 기회에 한·일 원자력 안전 협력을 위해 의원 외교에 나서야 한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과는 의원 외교가 효과적이다. 오염수 방류 감시도 안전협력체제로 해야 확실하다. 오염수 방류에 민감한 중국까지 참여하면 동아시아 원전 안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서해를 두고 마주한 중국 원전의 안전도 우리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회는 국민 안심을 위해 한·일, 한·중 의원 외교에 나서기 바란다. 우리 바다를 방사능 공포로 뒤덮어 정쟁화한다면 우리 어민만 힘들게 할 뿐이다.

정동욱(중앙대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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