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지 “美 함정에 빠진 韓, 결과 감당할 수 있나”

신경진 2023. 6. 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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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을 두둔하고 있다. 신경진 특파원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가했던 부적절한 비판을 놓고 대사 직무에 해당한다며 연일 옹호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관련 질문에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 각계 인사와 광범하게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직책이며, 목적은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중·한 관계의 발전을 수호·추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싱하이밍 대사와 이재명 한국 야당 대표의 회견과 교류에 대한 반응으로, 중국은 이미 베이징과 서울에서 한국 측에 일종의 우려를 표명했다”며 “6월 10일 눙룽(農融)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가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약견(約見, 약속하고 만남)했고, 우리는 관련 소식을 발표했다. 찾아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왕 대변인은 이날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을 두둔했던 전날 외교부 사이트 공지를 반복했다.

이어 대통령실에서 이날 싱 대사를 겨냥해 “가교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같은 답변을 반복하며 옹호했다. 왕 대변인은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 각계 인사와 광범하게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직책이며, 목적은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중·한 관계의 발전을 수호·추동하는 것”이라고 준비된 원고를 재차 낭독했다.

관영 매체는 이날 싱 대사를 두둔하며 협박성 주장을 내놨다. 국수주의 성향의 환구시보가 발행하는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칼럼을 싣고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사람은 반드시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경고한 싱 대사의 말은 맞다”며 “그의 발언은 한국의 도발적 입장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대만해협에서 현상 변경에 반대를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로이터 인터뷰를 인용한 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전략에 동조해 중국을 적대국으로 밀어붙인다면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중국 전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승리 능력에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번 결정이 한국 국민이 염원하는 한반도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을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경도되면 한국 안보가 위태로워진다는 식의 무례하면서도 위협이 담긴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대만 전문가 “억압적 외교로 관계 악화”


하지만 이번 한·중 대사 초치 사태를 놓곤 중국의 이른바 고압적인 ‘대국외교’가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차이쩡자(蔡增家) 대만 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센터 연구원은 “베이징이 견지해 온 ‘대국 스타일’ 외교 이미지가 한·중 관계를 더욱 벌려 놓았다”고 지적했다고 홍콩 명보가 12일 보도했다. 차이 연구원은 이날 “대통령실과 한국 주류 사회에선 코로나19 발발 이후 대중국 악감정이 보편적으로 상승했고 이미 여야의 컨센서스가 됐다”며 “베이징이 최근 여러 해 동안 한국에 억압적인 ‘대국 스타일’을 펼쳤으며 이는 국제사회가 보기에도 아름답지 않은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베이징은 한국이 미국으로 기울기를 원하지 않지만, 반대로 외교가 도리어 역작용만 불러일으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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