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의 미 거둔 '닥터 차정숙'! 주연 배우들이 꼽은 명장면·명대사 총정리 #요즘드라마
엄정화의 열연이 돋보인 JTBC 〈닥터 차정숙〉이 뜨거운 호평 속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이 드라마는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차정숙(엄정화)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인데요. 시청률 4.9%로 시작해, 최종회 시청률 18.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바 있습니다. 무려 3배가 넘는 시청률 상승 요인에는 흥미로운 스토리는 물론 엄정화 포함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한 몫 했는데요. 이번 글에선 주연 배우들이 꼽은 드라마 명장면을 살펴볼게요.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으로 배우로서의 화제성과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그는 아내이자 며느리, 엄마의 역할을 넘어 진정한 '나'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리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어요. 주목할 점은 최종회에서 그가 남편 서인호(김병철)와 이혼 후 자신에게 구애한 로이킴(민우혁)도 거절하고 홀로서기를 택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엄정화는 "누군가의 사람이 아닌 스스로의 길을 선택하고 중간에 고비가 있긴 했지만 오롯이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정숙이 마음에 들었다"라고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대사도 꼽았습니다. 엄정화는 극중 서인호가 "이렇게 의사 되면 곧 50이야"라고 하자 "100세 시대에 50이면 청춘이지"라고 정숙이 받아치는 대사가 좋았다고 말했어요. 그러면서 "'깨질 때도 나이가 많다고 해서 실수까지 능력으로 치부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해’라고 얘기하는 게 차정숙의 세대와 저희 세대를 대변해 주는 느낌이라서 ‘꼭 해야 돼, 내가 이걸 너무 부르짖고 싶었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엄정화는 또, 불륜을 저지른 서인호가 자고 있을 때 뺨을 때린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으면서 "저도 찍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시원했다"라고 설명하기도. 함께 연기한 김병철에 대해선 "미운 역할을 코믹하고 귀엽게 표현하는 게 김병철이 연기하기 때문인 것 같다"라면서 그의 연기력을 극찬했습니다.
김병철은 극 중 아내와 첫사랑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이어간 서인호로 열연했습니다. 서인호는 불륜에 혼외자까지 둔 빌런 캐릭터였으나 배우 본체 특유의 연기력 덕분에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마성의 하남자'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죠. 귀엽다는 반응까지 나오자 김병철은 그런 반응까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서인호는) 웃기지만 나쁜 면이 있다"고 말하기도. 그러면서 드라마에서 인호가 응급실에 실려간 정숙의 전화에 "꼭 가야 하냐"라고 물었던 신을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으면서 "연기지만 그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 설명했습니다.
드라마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습니다. 김병철은 엄정화가 극 중 인호의 뺨을 때린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은 것에 대해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두 번 정도 했었나 한 번은 아니었던 것 같고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맞긴 맞았나 봐요. 정신이, 기억이 잘 안 나는 거 보니까"라고 전했어요.
민우혁은 드라마에서 차정숙의 동료 의사이자 그를 짝사랑하는 완벽남 로이킴 역을 맡았습니다. 민우혁은 함께 호흡을 맞춘 엄정화에게 정말 감동 받았던 계기가 있다면서 기억에 남는 드라마 촬영장 관련 뒷이야기를 들려줬는데요. 그가 언급한 장면은 바로 차정숙의 딸 이랑(이서연)이 미술하다가 아버지 서인호에게 걸려서 무릎을 꿇게 된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꼽으면서 민우혁은 "그 친구가 감정이 안 잡혀서 울지 못했다. 계속해서 그 신이 NG가 났다. 그러자 정말 아무 말도 없이 정화 누나가 가서 안아줬다. 그러자 그 친구의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을 쏟아냈고, 그 장면이 정말 잘 나왔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민우혁은 또, 앞서 화제가 됐던 명장면을 언급하면서 애드리브였다고 말하기도. 그가 언급한 장면은 차정숙이 환자를 구하려다 옥상에서 떨어질 때 서인호와 서로 부둥켜 안는 장면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민우혁은 "원래는 정숙이 안전하다는 걸 확인하고 인호와 로이가 눈 마주치고 바로 뛰어가는 게 끝이었다. 그게 너무 다행이다 보니까 서로 부둥켜안고 '정말 다행이에요' 이런 얘기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명세빈은 드라마에서 서인호와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가는 최승희 역을 맡았습니다. 그간 선한 역을 주로 맡은 명세빈이었기에, 이번 배역은 그의 연기 변신으로도 주목을 받은 바 있어요. 관심이 이어지자 그는 "새로운 캐릭터라고 다들 말씀해 주시는데 저도 어떤 청순가련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는 생각이 좀 들었다"라면서 "제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처음에 만들어진 이미지를 조금 타파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한 그가 맡은 최승희는 마냥 무조건적으로 미워하기는 어려운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의 캐릭터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왜 자신을 낳았냐'라고 원망하는 딸 최은서(소아린)에게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낳았다"라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습니다. 해당 장면이 화제가 되자 그는 "승희를 일차원적으로 미워하시기보다는 공감도 해주시니 연기한 입장에선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승희도 인호가 첫사랑이고 상처를 받았던 사람"이라면서 "그런 것들이 모두 합쳐져서 인호를 놓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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