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만 한 게 농가 초토화"…'낙뢰 사고' 한국, 우박도 커진다
“한 해 농사가 봄에 달렸는데…”
11일 전국 곳곳에서 우박 피해가 잇따랐다. 충청북도, 강원도, 수도권 등지에서 쌀알 크기부터 동전 만한 크기의 우박까지 떨어져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대추만한 우박이 온 들판을 초토화시켰다”며 “올해 농사를 위해 봄에 들인 노력이 헛수고가 됐다”는 글이 표면이 상한 농작물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특히 피해가 컸던 충북에서는 11일까지 122.9ha(헥타르) 규모의 농산물 재배지가 우박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2일 충북도청은 "피해 도시는 충주·제천·영동·음성·단양 5개시"라며 "지금도 각 시청에 피해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21일까지 피해 상황을 접수하고 이달 말 복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우박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대기가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당장 날씨가 맑은 지역에서도 갑자기 비구름이 형성돼 집중 호우가 쏟아질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 우박 피해가 또 발생할 수 있어 농작물이나 시설물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름 속에서 오르내리며 커지는 우박
우박은 온도 차이가 천둥·번개·낙뢰가 발생하는 수준보다 더 커야 형성된다. 보통 우박이 떨어질 때에는 천둥과 번개, 호우를 동반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대기 상·하층의 온도차가 크지 않은 여름과 겨울보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나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주로 내린다.
기후변화에 우박 크기 더 커진다
하지만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따라 우박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 날씨가 극단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기압계의 위치에 따라 대기 상·하층의 온도차가 극단적으로 다른 상황이 생길 경우 대류 현상은 더 심해진다.
한국은 지난 주 후반부터 북쪽에서 정체중인 저기압이 지구 북쪽의 찬 공기를 한반도 대기 상층으로 보내면서 대기 불안정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사나운 소나기가 오고, 낙뢰 사고도 발생했다.
저기압이 정체하는 이유는 태평양 북동쪽에 따뜻한 공기가 산처럼 쌓여 있어서다. 이로 인해 날씨가 더워진 캐나다에서는 큰 산불이 나고, 동쪽으로 이동해야 할 태평양 서쪽 저기압은 정체됐다. 기상청은 이 저기압이 오늘까지 제자리에 머무르다 내일부터 동쪽으로 천천히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동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한반도 북쪽을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는 대기 불안정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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