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통제" "민주주의 퇴행"...속출하는 다음 '타임톡' 불만

임병도 2023. 6. 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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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만 채팅형 댓글 공개 후 전체 삭제... '댓글 역기능' 막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격

[임병도 기자]

 다음뉴스 댓글 서비스 개편을 알리는 이미지
ⓒ 다음뉴스
 
포털 '다음뉴스'가 악성 댓글을 방지하겠다며 일정 시간동안만 댓글을 공개한 뒤 모두 삭제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이용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일 카카오의 다음CIC 측은 포털 다음(Daum) 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타임톡'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처럼 채팅창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런 채팅창이 기사가 게재된 시간을 기준으로 24시간 뒤에 완전히 사라진다는 점이다. 

임광욱 다음CIC 미디어사업실장은 "이용자의 실시간 소통과 표현의 자유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댓글이 과대 대표되거나 부적절한 댓글이 사라지지 않는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채팅형 댓글 서비스 타임톡을 선보이게 됐다"며 "'타임톡'으로 더 많은 이용자들이 편하고 부담 없이 댓글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시간 소통은커녕 이용자만 불편해진 댓글 정책  
 
 다음뉴스에서 서비스하는 타임톡
ⓒ 타임톡 갈무리
 
카카오의 다음 사내독립기업(CIC)측은 부적절한 댓글을 막기 위한 개편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는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뉴스 댓글 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대에 본인의 동의 없이 작성한 글을 일방적으로 삭제하는 것은 독재 정권에서 벌어졌던 '검열'과 유사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다음뉴스 측은 타임톡 적용 전에 작성한 댓글의 백업만 메일로 신청받고 있다. 

이용자들은 타임톡 개편 이후 '실시간 소통'이 더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타임톡의 경우 댓글이 아닌 채팅 방식이라 보이는 글도 적거니와 너무 빠르게 지나가 의견 소통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해당 기사에 대해 다른 이들이 어떤 의견을 냈는지 전반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 또한 있다. 

타임톡을 이용하는 동안에는 기사 본문 전체를 읽을 수 없는 부분도 불편한 점으로 꼽힌다. '타임톡 참여하기'를 누른 뒤에는 기사 내용을 자동으로 짧게 요약한 부분만 볼 수 있고, 기사 본문 전체를 보기 위해 요약본 상단에 있는 '기사본문' 버튼을 누르면 타임톡 창에서 빠져나가 기사본문 페이지로 연결된다. 기사본문과 댓글창을 한꺼번에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여러 번 클릭을 해야 한다는 점도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당장 대다수의 기사 댓글엔 타임톡의 불편함을 토로하는 내용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댓글창을 닫아서 정상적인 여론을 차단하는 것은 언론통제 독재행위다"(하***), "인터넷이 나온 후로 이렇게 퇴행된 민주주의는 처음 봄"(진****), "댓글창 복원해라 답답해서 다음 못쓰겠다"(바****) 등 타임톡 개편을 성토하는 글을 올렸다. 

기술은 진보하지만 댓글 정책은 오히려 퇴보?

다음뉴스의 댓글 정책이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일부 이용자의 댓글이 상단에 머물면서 여론을 왜곡하거나 부적절하거나 악의적인 댓글이 사라지지 않는 점 등 댓글의 역기능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음 측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운영정책 위반 댓글을 자동으로 가려주는 '세이프봇' 가시성 강화 ▲본인확인제 상시 적용 ▲댓글 도배 방지 시스템 등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활용이 늘어나는 등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역기능 방지에 힘을 기울이기 보다 완전 삭제라는 정책을 택했다는 점에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 등을 두고 정치권 눈치보기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KBS 유튜브 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의 김기화 기자는 이번 타임톡 개편을 두고 최근 방송에서 "민주주의는 언제나 부작용이 있다. 어느 정도 악플이나 거친 댓글을 감안해야 하지만 완전히 없애 버렸다"면서 "그동안 사라지지 않은 부적절한 댓글이 지금은 쉽게 사라지는 장점도 있지만 좋은 댓글도 없어지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영상] 다음 '타임톡' 댓글 400개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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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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