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 성착취·현대판 노예 심각
6월 12일은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이다. 이날은 2002년 국제노동기구(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ILO)가 전 세계 어린이들의 아동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1989년 UN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된 ‘UN아동권리협약’ 32조에는 ‘모든 아동은 경제적으로 착취당해서는 안 되며 건강과 발달을 위협하고 교육에 지장을 주는 유해한 노동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원하는 사업주와 생계문제 앞에 놓인 취약계층의 필요가 만나 아동노동이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다.
2020년 발표된 국제노동기구(ILO)의 아동노동(5~17세) 통계를 보면 완만하게 감소하던 아동노동의 수가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에 첫 조사를 시작한 이래 4년마다 통계를 발표하고 있는데, 최초 2억4600만명에서 2016년 1억5100만명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2020년에는 다시 1억6000만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는 전 세계 아동 10명 중 1명이 노동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아동 노동 형태 중 불법적이고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는 비중도 47%에서 49%로 증가해 12년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지난해 워크프리재단이 발표한 통계에서는 2021년 기준 불법 노동보다 심각한 현대판 노예로 착취 당하는 아동의 수가 약 600만명에 달하며 그중 절반은 성착취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 지역 분쟁 등의 위협 요소가 수많은 취약계층의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들고 열악한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게 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판 노예 근절 기구 IJM(International Justice Mission)이 활동하고 있는 17개국 현장에서도 이런 현상을 체감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에서 발생하는 인신매매에 의한 불법 노동 피해자들 중 상당수가 아동이며, 하루 14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리다가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 예로 세계 최대의 인공 호수인 가나의 볼타 호수(서울시 약 13배)에서는 어린시절 인신매매로 팔려온 최소 수만 명의 사람들이 고기잡이배에서 착취당하고 있다. 볼타호수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생존자 고드윈은 “수많은 아이들이 수초에 걸린 그물을 꺼내러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고기잡이는 난생처음이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버티면서 하루 종일 일해야 했다. 구출되지 못했다면 평생 고기를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벽돌 공장에 갇힌 채 감시와 학대를 당하며 대를 이어 강제노동을 하는 아동들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에서는 상업적인 온라인 아동성착취(OSEC: Online Sexual Exploitation of Children)를 당하는 평균 나이 11세의 아동들도 존재한다.
민준호 IJM 코리아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와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인신매매를 당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광산과 벽돌 공장, 고기잡이 배, 온라인 성착취등 끔찍한 범죄로 착취 당하고 있다”면서 “불법 아동 노동 피해자들을 구조하고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IJM을 비롯한 정부와 지역사회, 그리고 기업 및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교육과 캠페인을 전개해 아이들을 불법 노동에서 보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말하며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관심과 행동을 촉구했다.
IJM은 26년 전 가난한 사람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현대 노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 NGO 단체다. 23개국 약 1400명이 활동 중인 IJM은 변호사, 사회복지사, 지역사회 활동가 및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정부, 시민단체, 지역사회관계자들과 협력하여 노예 문제와 가난한 사람들, 여성 및 아동 등 폭력에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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