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韓 우주산업, 과감한 투자로 퀀텀점프해야

김봉수 2023. 6. 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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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주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

지난달 25일 오후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직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한 말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재미교포 존 리 전 미 항공우주국(NASA) 고위 임원은 위성 제작과 발사체 기술력에 깜짝 놀라면서도 국제 협력 의지·수준에는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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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경제-안보 필수
도전적 기술 혁신·국제협력 강화 급선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주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

지난달 25일 오후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직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한 말이다. 정확한 지적이다. 누리호의 성공은 사실 ‘출발점’에 불과하다. ‘우주 7대 강국’ 도약이나 ‘우주 경제 시대’ 개막 등 낯 간지러운 ‘국뽕’에만 취해 있어선 안 된다. 현실은 냉정하다. 발사체 기술 측면에서 누리호는 우주 강국들의 50년 전 수준도 안 된다. 경제성도 없다. 1㎏당 발사 비용이 3만2500달러 대로 민간 최강자 스페이스X의 20배가 넘는다. 우주 탐사·위성 분야, 부품·소재·위성 정보 활용 등 민간 우주 산업도 맹아 수준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의 의미는 물론 크다. 한재흥 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연구소장이 발사 직후 "(누리호로 위성을 발사해 보니)이코노미 타다가 퍼스트클래스 탄 것 같다"라고 한 말은 독자 발사체의 필요성을 가장 잘 표현했다. 우리나라 위성을 쏘는 데 남의 간섭을 받는 일은 이제 벗어나게 됐다. 돈 주고도 못 사는 국가 전략 기술을 확보했다.

한편에선 아직도 "왜 굳이 우주를?"이라고 되묻는 이들도 있다. 미국은 미확인비행물체(UFO)에서 외계인 기술을 습득한 것이 아니다. 옛 소련과 1960~1970년대 미친 듯이 벌였던 우주 개발 경쟁에서 얻은 마이크로칩 등 첨단기술 덕분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주는 인류의 경제 영역이 됐다. 미래·안보를 위해서도 우주 개척은 더이상 옵션이 아니다.

한국은 이제 시작이다. 독자적 영역과 국제 경쟁력 확보가 필수다. 우선 자체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 재활용 가능한 저비용 발사체로 신속히 나아가야 한다. 이미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시작됐지만 산·학·연이 힘을 합쳐 이른 시일 내 기술적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 한국은 튼튼한 제조업 기술·산업 기반과 반도체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갖췄다. 과감하고 집중적인 투자만 이뤄지면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 우주 탐사·위성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주광업의 본거지 룩셈부르크, 화성 탐사 성공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한 민간 위성 정보업체들이 모범 사례다. 규제 완화와 민간 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 과감한 도전적 투자가 비결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우주 개발 협력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재미교포 존 리 전 미 항공우주국(NASA) 고위 임원은 위성 제작과 발사체 기술력에 깜짝 놀라면서도 국제 협력 의지·수준에는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가진 기술과 시설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협력 분야를 찾아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뜻이다.

새로 창설될 가칭 ‘우주청’이 국제경쟁력 강화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 전문성·독립성을 갖추고 우주 분야 정책·행정을 주도하는 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산·학·연을 한곳으로 모아 우주기술의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를 이끌어 내고 민간 우주 산업 활성화에 불을 지펴야 한다. 누리호 4~6차 발사체 체계 종합기업으로 선정돼 ‘한국의 스페이스X’로 주목받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도 주목된다. 다행히 한화 쪽도 의지가 있는 것 같다. 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는 누리호 3차 발사 직후 "파괴적 기술을 개발할 생각이 있다. 산·학·연이 힘을 모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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