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뉴스제휴평가위원회' 중단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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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포털과 뉴스 콘텐츠 공급계약을 좌지우지해왔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온라인 뉴스 유통의 70% 이상을 점유했던 거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잠정 중단을 제안했고, 제평위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온라인 뉴스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독립기구였던 제평위의 대안을 두고 언론사, 거대 포털 그리고 정부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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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제평위 법정 기구화 나서
거대 포털과 뉴스 콘텐츠 공급계약을 좌지우지해왔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온라인 뉴스 유통의 70% 이상을 점유했던 거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잠정 중단을 제안했고, 제평위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민간 자율기구로 출범했으나 여러 부침을 거듭한 끝에 7년 만에 운영을 중단한 것이다.
제평위는 전통적인 신문과 방송 플랫폼이 포털 사이트에 완전히 종속된 시기에 ‘온라인 뉴스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탄생했다. ‘콘텐츠 제휴’라는 명목으로 정성적, 정량적 평가 기준을 만들어 특정 언론사의 포털 페이지 입점 여부를 심사했고, 거대 포털은 이를 근거로 언론사별 등급을 나눠 관리했다. 독자들에게 공정하고 질 높은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불이익을 주는 역할도 수행했다.
설립의 명분은 그럴듯했으나 좀처럼 안착하지 못했다. 거대 포털의 뉴스 편집과 서비스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가 제평위로 번지기 일쑤였고, 이에 15개 참여단체에서 1명씩 추천한 15명의 위원단을 구성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중립’을 지향하는 조직이었지만 되레 깜깜이 논의기구, 지나치게 높은 제휴 문턱, 편향성, 특정 언론 봐주기. 권력 기관화 등 온갖 비판적 화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제평위 잠정 중단은 포털 기업의 입장에서 일견 납득할 만하다.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륵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추산하기 어려운 갈등비용 탓에 득보다 실이 많았을 터다. 네이버가 여론 왜곡 논란으로 폐지했던 ‘실시간 검색 서비스’ 부활을 시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야금야금 유튜브와 구글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 위기의식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통계에 따르면 ‘카톡’과 ‘유튜브’의 지난 5월 실사용자 수(MAU)는 각각 4145만여명과 4095만여명으로 격차가 역대 최소 수준인 50만여명으로 줄었다. 검색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네이버의 점유율은 지난 2월 60%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 5월 55.7%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구글은 같은 기간 30%를 웃돌기 시작해 지난달 34.5%까지 올라섰다.
제평위를 둘러싼 논란을 전파하고, 그 책임을 포털로 돌리는 데는 ‘레거시 미디어’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해관계 당사자로서 포털에 종속됐던 역학관계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레거시 미디어는 줄어드는 매출을 보완하기 위해 거대 포털이 분배하는 전재료와 포털을 통해 발생하는 이른바 ‘클릭 수’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안팎의 비난을 무릅쓰고 자극적이고 휘발성 강한 뉴스를 양산해야 했다. 포털이 급성장하는 시기 눈앞의 이익에만 몰입해 자정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한목소리로 포털의 독과점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도 않았던 언론사들이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여기에 여권과 정부도 '정치 편향성'을 화두로 대안을 찾겠다며 방송통신위원회를 앞세워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제평위를 법정 기구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제평위를 법정 기구화할 경우 거대 포털과 제휴를 맺은 언론사에 대한 정부의 직간접적 개입이 불가피한 만큼, ‘관제 포털’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밀어붙일 기세다.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만한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한동안 ‘온라인 뉴스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독립기구였던 제평위의 대안을 두고 언론사, 거대 포털 그리고 정부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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