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산 앞바다에서 '휘발유 조개' 구워먹기 [나의 북한 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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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들어온 유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학교에서 여행을 갔다.
전통적인 의미의 관광명소로 떠나는 수학여행은 아니었다.
북한 지역에서 손꼽으라면 나는 원산을 매우 좋아했는데 원산은 바다가 정말 파랗고 아름다워서 바닷바람을 쐬며, 방금 바다에서 낚은 생선과 신선한 조개를 먹으면 신선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
북한의 빈부격차는 평양을 떠나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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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들어온 유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학교에서 여행을 갔다. 전통적인 의미의 관광명소로 떠나는 수학여행은 아니었다. 주로 기념관을 둘러보고 산속 깊은 곳이나 바닷가에 있는 숙소 식당에서 준비된 도시락, 그리고 대동강 맥주와 평양 소주를 먹고 돌아오는 식이었다.
유학생 숙소에도 정전이나 단수가 잦지만 지방에 가면 숙박 여건이 더욱 안 좋다. 게다가 나는 원래 외박을 싫어하는 편이라서 여행을 갈 때마다 즐겁기보다는 거부감이 많아 당일 여행을 선호한다.
북한 지역에서 손꼽으라면 나는 원산을 매우 좋아했는데 원산은 바다가 정말 파랗고 아름다워서 바닷바람을 쐬며, 방금 바다에서 낚은 생선과 신선한 조개를 먹으면 신선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
북한만의 특색(?)인 휘발유 조개구이도 먹을 수 있다. 조개를 바닥에 놓고 휘발유를 뿌려서 불을 붙이는 방식인데 동숙생과 운전기사들의 안주로 딱이다. 북한에는 음주단속이 없어 운전자들이 귀성 길에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차를 몰았다.
다행히 운전자들이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위험한 일은 발생하진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간담이 서늘하다.
금강산이 보다 웅장하지만 묘향산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매력이 있다. 열심히 올라가서 산 아래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으나, 정상에서 먹는 불고기야 말로 최고의 위로가 된다.
무게가 꽤 나가는 고기 굽는 화로와 음식은 힘이 센 남자 동숙생들이 메고 산에 오른다.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도 많이 오는데 모두 푸짐한 음식과 술을 들고 산꼭대기에서의 피크닉을 즐기러 온다.
유학생인 우리가 잠시 머무는 여행지로서도 많은 불편함을 느껴지는데 주민들은 일상의 나날들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판문점에 갔을 때 많은 곳을 둘러보았다. JSA에서 남북한 병사들의 상반된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북한에서 남한 쪽 자유의 집을 바라 볼 때 ‘자유의 집'이라고 새겨진 네 글자가 유독 눈에 선하다. 지금 이렇게 남한에 와서 자유의 거리, 자유의 나라를 누리고 있음이 신기할 따름이다.
육준우(陆俊羽·중국인유학생)
홍익대학교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수료. 홍익대학교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석사졸업. 2011~2016년 북한 김형직사범대학교 유학(조선어전공).
am529junw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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