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글로벌 이슈 [글로벌 시황&이슈]
[한국경제TV 정연국 기자]
1. 옐런 美 재무 "대중관계 개선 희망" 中 국적자, 美 주택 취득 금지 확대
디커플링, 즉 탈동조화가 아니라 디리스킹, 그러니까 탈위험화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기조 전환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긴급한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데서 비롯된 건데요, 양국 관계 변화를 알리는 서막일 수 있다는 외신들의 평가가 잇따랐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까지도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였지만, 사실 무역량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결국 두 나라가 완전히 분리되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데요, 따라서 미국도 중국을 배제하는 게 아니라 중국이 가지고 있는 위협 요소를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관리하겠다는 관점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재무부는 부채한도 협상을 마무리한 이후, 이제 시급하게 채권을 발행하고 돈을 시장에서 구해야 하는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이 보유한 채권을 시장에 내놓으면 시장의 유동성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요, 중국이 탈달러화와 위안화 결제를 늘리는 것도 미국 경제에 장기적 부담이 되기 때문에, 중국과의 사이가 악화되는 게 미국으로서도 썩 좋은 건 아닙니다. 이런 흐름에 대해 중국은 조금 더 지켜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온전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양국 관계의 개선여지는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그런가하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기도 합니다. 중국 국적자의 미국 부동산 취득 제한 문제가 촉발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는데요, 미국 곳곳에서 중국 국적자가 미국 내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구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미국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4%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그런데 국가 안보를 이유로, 플로리다주는 오는 7월 1일부터 미국 시민권자이거나 영주권자가 아닌 중국 등 6개국 국적자의 주택 취득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할 예정인데요, 플로리다주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 이민자들은 강력 반발하며 플로리다주를 고소한 상태입니다.
2. GM, 테슬라 충전소 사용 “슈퍼차저 공유, 테슬라·GM 윈윈” “테슬라, 정부 보조금 대상 가능성”
테슬라가 자사의 전기차 충전소, 이른바 '슈퍼차저'를 포드에 이어 제너럴 모터스에도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GM의 전기차 운전자들은 내년 초부터, 미국 전역에 설치된 테슬라의 슈퍼차저 12,000개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데요, CNBC는 이같은 테슬라의 결정이 전기차 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고 평가했습니다.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NACS라는 단독 규격을 사용하고요, 이외의 전기차 충전소들은 CCS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CCS는 특정 어댑터를 통해서 슈퍼차저와 연결할 수 있는데요, GM은 2025년부터는 어댑터 없이 슈퍼차저에 바로 연결할 수 있는 포트를 기본으로 장착한 차량을 생산한다고 밝혔습니다. CNBC는 포드와 GM,그리고 테슬라의 합작이 이들에게 모두 '윈윈'이 되는 전략이라고 전했는데요, 포드와 GM은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접근을 확대함에 따라, 더 많은 소비자들을 유치할 수 있고, 테슬라는 충전소 요금 수입이 대폭 늘어나게 됩니다. 파이퍼샌들러는 테슬라가 이번 계약을 통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슈퍼차저에서만 올릴 수 있는 이익이 30억 달러, 한화로는 약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고요, 2032년까지는 54억 달러, 약 7조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가 NACS 뿐 아니라 CCS까지 함께 적용되는 '합동 충전' 조건을 충족하면, 미국 정부가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어, 테슬라에게도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포드와 GM까지 테슬라와 손을 잡은 마당에,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도 자율적이든, 반강제적이든 슈퍼차저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고요, 충전시장 선점을 통해, 테슬라의 성장에 무서운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평가들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3. 넷플릭스, 계정공유 금지 후 가입자 급증 日, 빅테크 앱스토어 독점 규제 계획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계정공유를 금지한 이후,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신규 구독자 수가 급증했습니다. 이 방침을 공개한 지난 5월 23일 이후, 25일에서 28일, 총 나흘 동안이죠? 넷플릭스에 새롭게 가입한 이들의 수는, 4년 반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평균 7만 3,000명이나 늘었는데요, 이전 60일 간의 일평균보다 무려 102%나 올라갔습니다. 특단의 조치가 단행되면, 넷플릭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됐었지만, 오히려 팬데믹 기간보다 확장폭이 더 가팔랐습니다. 넷플릭스의 이같은 행보는, 현재 미국을 시작으로 뉴질랜드와 캐나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에서 연이어 시행되고 있고요, 우리나라도 조만간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업계에서는 계정공유 금지와 월 5,500원의 저렴한 광고요금제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넷플릭스의 이용자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지난 금요일 장에서 넷플릭스는 장중 425.9달러까지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는데요, 작년 저점 대비 159% 급등했고요, 올해 연초에 비해서도 40% 넘게 상승했습니다. 기업 관련 이슈 하나 더 짚어보겠습니다. 일본 정부가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 독점을 금지하는 규제를 마련해, 이들의 앱스토어에서 타사 서비스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만간 적용할 계획입니다. 일본 내 스마트폰 OS 시장은, 애플과 구글이 거의 과점하고 있는데요, 구글 안드로이드가 점유율 53.4%, 그리고 애플 iOS가 46.6%죠. 애플은 유해한 애플리케이션을 배제한다는 이유로, 자사가 제공하는 앱스토어밖에 이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요, 구글은 자사 이외의 앱스토어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97% 이상이 차지하고 있어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기술업계의 경쟁을 촉진하고 수수료 인하도 유도할 목적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4. 애플·아마존, 가격 조작 소송 피소 “애플·아마존, 리셀러 관련 불법 합의”
애플과 아마존이, 아마존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기 위해 공모한 혐의로 피소됐습니다. 사실 이 건은, 작년 11월에 처음 제기됐습니다. 거의 7개월 정도가 지났죠. 그런데 이번에, 미국 지방법원이 애플과 아마존이 제시한 다양한 증거들을, '타당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기각해, 이제 본격적인 소송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원고는 2019년 1월부터 아마존에서 새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구입한 미국인들인데요, 이들은 애플과 아마존 간의 협정이 반독점 조항을 위반해, 경쟁력 있는 리셀러의 수를 제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2018년 아마존에는 600여 개의 타사 애플 리셀러가 있었는데요, 애플은 아마존 측이 자체적으로 애플 리셀러의 수를 줄여주면, 아마존에 제공되는 자사 제품을 할인해주는 데 동의했다고 적시돼 있습니다. 다만, 애플은 아마존과의 정당한 합의 과정을 통해, 그리고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는 애플의 위조 상품을 최소화하기 위한 타당한 목적으로, 리셀러의 수를 제한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애플 측 변호사들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보면, 이런 일은 업계에서 흔히 있어왔던 일이라고 표현하며, 대법원은 이게 경쟁력이 있고 합법적이라는 것을 그동안 일상적으로 인식해 왔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굵직한 이 두 기업들의 앞날에 이번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해 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5. 번지·비테라 합병, 농산물 대기업 탄생 임박 “번지·비테라 병합, 식량난 해결 도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 곡물수출 협정의 재연장이 만료 시점이 다가올 때마다 위태롭게 성사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이라 함은, 지난주, UN와 러시아 대표가 만나, 다음달 17일에 또 한번 만기를 앞두고 있는 협약에 대한 협상을 나누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는 것쯤 되겠습니다. 다만, 러시아의 강경한 입장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카호우카 댐까지 폭파되면서, 전세계 식량위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데요, 농산물 가격의 급등이 여전히 우려됩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의 대표적인 농산물 기업인 번지와, 광산업체인 글렌코어가 지원하는 곡물 회사인 비테라의 인수합병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완전히 성사된다면, 부채 포함, 시가총액 300억 달러 이상의 농산물 대기업이 새롭게 탄생하는 건데요, 이 과정은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세계 식량 공급난이 고조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게 진전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밀과 옥수수, 그리고 콩과 같은 주요 상품들의 거래는, 번지를 포함한 4개사에 거의 집중돼 있습니다. ABCD라는 줄임말로 통칭되기도 하는데요, B는 번지고요, A는 '아처 다니엘 미들랜드', C는 '카길', D는 '루이 드레퓌스'를 가리킵니다. 전쟁으로 인해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인 곳들로 일컬어지고 있죠. 비테라도 옥수수 수출로는 세계 3위, 콩 수출로는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만만치 않죠? 번지가 비테라를 인수하게 되면, 규모가 훨씬 더 큰 아처 다니엘 미들랜드와 이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번지의 곡물 수출은 물론이고, 종자유 가공처리 사업도 확실한 지지를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인수합병이, 매번 불안정한 흑해 곡물수출 협정의 타결을 둘러싸고 연일 심화되고 있는 식량 문제 해결에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정연국 기자 ykjeong@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