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면서 아름다워진다… 파이토케미컬의 신비

이지형 객원기자 2023. 6.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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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태양과 이중의 관계를 맺는다.

식물은 땅에서 끌어 올려두었던 물(H2O)을, 태양에서 얻은 빛의 힘으로 쪼갠다.

적으로 돌변한 태양 빛 앞에서 식물은 아찔하다.

'식물(토마토)-화학물질(리코펜)'의 관계에서 드러나듯 미량의 '파이토케미컬'들은 빨갛고 노랗고 보랏빛인 색소들 속에 자신을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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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식물은 태양과 이중의 관계를 맺는다. 식물은 땅에서 끌어 올려두었던 물(H2O)을, 태양에서 얻은 빛의 힘으로 쪼갠다. 그렇게 얻은 수소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로부터 떼어두었던 탄소, 그리고 비교적 흔한 산소와 버무려 탄수화물로 변신시킨다(광합성). 그게 식물의 몸과 열매다. 남은 산소는 방출한다. 그런데 직후 태양과의 관계가 극도로 험악해진다.

◇햇빛은 도와주고 바로 공격한다
햇빛 속 자외선이 문제다. 자외선은 활성산소를 만들어 식물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적으로 돌변한 태양 빛 앞에서 식물은 아찔하다. 그러나 넋 놓지 않는다. 기민하게 항산화물질을 만들어 햇빛의 횡포와 싸운다. 식물이 태양과 싸우기 위해 만들어낸 물질이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lal)'이다. ‘파이토’는 그리스어로 식물이다. ‘케미컬’은 화학물질이다. 식물이 자기방어를 위해 만들어낸 물질이 파이토케미컬이다.

파이토케미컬을 만드는 건 빛 때문만은 아니다. 빛만 식물을 공격하는 건 아니니까. 해충, 곰팡이, 세균의 공격이 밤낮없이 이어진다. 대대적인 협공 앞에서 식물은 꿈쩍 않는다. 대신 화학물질을 내뿜어 그들을 내쫓는다. 공격의 가짓수가 여럿이니, 방어를 위해 만들어내는 화학물질도 여럿이다. 사실은 ‘여럿’ 정도가 아니다. 사람들이 발견하고 분류한 것만 1만 종이다. 빨간 토마토의 리코펜, 노란 당근의 베타카로틴, 초록 시금치의 클로로필, 보랏빛 포도의 안토시아닌, 흰색 양파의 알리신이 그 중 대표적이다.

◇빨간 리코펜, 노란 베타카로틴?
식물에 좋으니 사람에게도 좋다. 리코펜(토마토, 수박)은 노화를 막고, 심혈관 건강을 돕는다. 베타카로틴(당근, 고구마)은 면역력을 올리고 눈을 지킨다. 클로로필(시금치, 브로콜리)은 간세포 재생을 돕는다. 안토시아닌(포도, 가지)은 노화를 늦추면서 뇌 건강까지 돕는다. 알리신(양파, 마늘)은 면역을 올리고 심혈관을 정결하게 해준다.

‘식물(토마토)-화학물질(리코펜)’의 관계에서 드러나듯 미량의 ‘파이토케미컬’들은 빨갛고 노랗고 보랏빛인 색소들 속에 자신을 감춘다. 산과 들에서 오늘도 별처럼 반짝이는 과일과 야채들의 아름다운 채색은 빛, 해충, 세균과의 모진 싸움 끝에 얻어진 것들이다. 생존을 위한 투쟁만큼 아름다운 게 없다. 식물은 그렇게 얻은 아름다움과 효용을 기꺼이 세상과 나누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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