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 이상할 만큼 더위 타는 '이 사람들'

신은진 기자 2023. 6.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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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른 더위가 시작됐으나 그래도 아직은 30도 이하의 버틸만한 날씨다. 그런데 유독 어떤 사람들은 땀을 많이 흘리고 피로감을 느낀다. 이상할 만큼 더위를 참기 어려워 여름이 힘들다면 갑상선항진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갑상선항진증은 더워질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과해도 부족해도 문제… 더위에 특히 약한 갑상선항진증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혈액으로 내보내 심장 운동, 위장관 운동, 그리고 체온 유지 등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함으로써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도록 해준다. 태아나 소아에서는 두뇌 발달과 성장에도 관여한다.

갑상선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염증 혹은 갑상선호르몬을 만들도록 하는 신호의 감소에 의해 적절한 갑상선호르몬을 생산하지 못하여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다.

이중 갑상선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의 과다분비로 우리 몸의 대사속도가 빨라지는 질환이다. 그 결과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게 된다. 이렇게 쓸데없이 만들어진 남는 에너지는 열의 형태로 발산되어 환자는 유난히 더위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50~60대에 가장 유병률이 높고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최소 2배 이상 훨씬 빈번하게 발생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이문규 교수는 “갑상선항진증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고 유난히 더위를 못 참는 경향이 있다”면서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사람도 여름이 되면서 너무 더위를 탄다고 병원을 찾아와 병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그 외 갑상선항진증 주요 증상으로는 맥박이 빨라지고 손을 떨게 되며, 많이 먹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은 감소하는 게 있다. 정신적으로도 불안정하여 우울증 또는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장의 운동은 빨라져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고 여성은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면서 그 양이 적어지고 심지어 아주 없는 경우도 생긴다. 진찰을 해보면 갑상선의 비대로 목이 불룩하게 나온 것을 볼 수 있고 마치 놀란 듯 환자의 눈은 커 보인다.

◇여름엔 약도 더 신경 써서 복용해야
갑상선항진증의 원인 질환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그레이브스병이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용체에 항체가 형성돼 갑상선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 나타난다.

일부 자가면역 질환들은 날이 덥고 햇빛이 강한 여름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갑상선항진증도 여름에는 재발 혹은 악화하기 쉬우며 발병 또한 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문규 교수는 “갑상선항진증은 비교적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며 “전과는 달리 땀이 많이 나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등 증상이 의심되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래서 갑상선항진증이 있으면 여름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약도 용량을 신중히 조절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치료는 대표적으로 약물요법, 동위원소(방사성 요오드) 치료, 수술적 치료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약물요법은 항갑상선제를 쓰며 통상 1~2년간 투여하고 약제를 끊은 후 재발 여부를 관찰하는 치료법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치료법이다. 대개 2개월 정도만 복용하면 갑상선 기능이 정상화되고 증상도 사라지는데 약 복용량은 바로 끊지 않고 서서히 줄여야 한다. 이문규 교수는 “특히 약물투여 기간이 비교적 짧은 경우, 재발 가능성이 커지므로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약 복용량 조절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재발한 경우, 대게 동위원소 치료를 실시하게 되는데 재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들은 아예 처음부터 동위원소 치료를 고려한다"고 전했다. 이어 "수술은 과거에 많이 시행되었으나 최근 약물요법이나 동위원소 치료법이 도입되고 그 안전성이나 효과 등이 우수해 갑상선이 매우 큰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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