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빠진 경사노위, 청년·비정규직 포함 재편하나

나상현, 현일훈 2023. 6. 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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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윤석열 정부와 한국노총 간 협력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한국노총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대한 전면적인 참여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정부도 “사회적 대화가 특권일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짜인 경사노위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행 경사노위법은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의 조건으로 ▶전국적 규모의 총연합단체인 노동자 대표자 ▶전국적 규모의 총연합단체인 노동단체의 추천을 받아 위원장이 제청한 사람 등 두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충족하는 단체는 사실상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2곳뿐이다. 한국노총만 근로자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노총이 지난 7일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의 연행을 계기로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해 분위기가 급변했다. 정부·여당에선 경사노위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정부 심판 투쟁을 선언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 문제는 노사 법치주의 확립과 함께 소셜 캐피털(사회적 자본)의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제는 사회적 신뢰와 법적 안정성 등 사회적 자본의 확충을 통해 새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당부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여권 일각의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교체론에 대해선 “흔들리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경사노위 재편이 필요하다”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점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위원장도 같은 날 한 포럼 강연에서 “MZ세대 중심인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나 한국노총 내 지역·산별 조직과 계속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측은 “한국노총과의 대화를 포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사회적 대화의 장에 양대 노총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근로자들을 편입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미 관련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대표발의한 경사노위법 개정안은 경사노위 근로자 대표 요건을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 등을 각각 대표할 수 있는 사람 중’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양대 노총이 아니더라도 근로자 누구든지 근로자 대표로 참여할 수 있다.

만일 경사노위법 전면 개정이 현실화된다면 지금의 체계가 자리 잡은 2018년 11월 이후 약 5년 만에 큰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반적인 여론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노총은 경사노위뿐 아니라 최저임금위원회나 중앙노동위원회 등 다른 주요 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정부로선 끝까지 대립관계를 이어가기엔 부담이 크다. 한국노총 역시 고민이 깊긴 마찬가지다. 한국노총 내부에서도 정부와 끝까지 강경으로만 갈 순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나상현 기자, 현일훈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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