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슈] ‘8-0인데...’ 154km 장재영은 왜 3이닝 만에 교체됐을까

윤승재 2023. 6. 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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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우완 투수 장재영. 사진=키움 히어로즈


3이닝 무실점, 8-0 리드. 투구수는 52구.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 투수 장재영은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4회 시작과 함께 이명종과 교체돼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점수차도 크고 투구수도 적었는데 장재영은 왜 조기강판 됐을까. 

장재영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52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닝은 길지 않았지만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였다.

이날 장재영은 최고 154km/h의 공을 던졌다. 149~154km/h에 형성되는 빠른 볼 26개와 최고 138km/h의 슬라이더, 최저 127km/h까지 떨어지는 커브 4개로 KT 타선을 상대했다. 다만 포심의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5대5(13개:13개)에 불과했고, 볼넷도 2개나 내주는 등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키움 선발 투수 장재영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1회 5득점을 등에 업은 장재영은 1사 후 김상수에게 볼넷과 알포드에게 안타를 맞으며 1, 2루 위기를 내줬으나, 박병호의 타구가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되면서 더블 플레이로 연결돼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2회엔 선두타자 문상철의 안타를 황재균의 병살타로 막아낸 뒤, 이호연과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으나 강현우를 뜬공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3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했다. 선두타자 배정대를 상대로 볼 2개를 내주며 어렵게 시작했으나 이후 스트라이크 3개로 삼진(낫아웃)을 잡아내며 숨을 돌렸고, 김민혁을 삼구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안정을 찾았다. 이후 김상수와는 7구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으나 유격수 앞 땅볼을 만들어내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장재영은 여기까지였다. 4회 말 시작과 함께 이명종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8점 차 리드에 투구 내용도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한 상황에서 그의 조기 교체는 다소 의아했다. 

그러나 키움은 좋았을 때 끊어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키움 관계자는 “장재영의 몸에 이상이 생겨 교체한 것은 아니다. 경기 전에 3이닝만 소화하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라면서 “장재영이 선발 투수로서 안정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게 위기 때보단 좋았을 때 교체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있었다”라며 그의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2023 KBO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 장재영이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4.18/


이날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장재영은 이후에도 선발 로테이션에 남을 확률이 높아졌다. 이날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큰 변수만 없다면 장재영이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소화한다. 지난해 겨울 캠프부터 선발 준비를 많이 해오지 않았나. 선수가 연착륙을 잘하고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라면서 “자리는 감독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본인이 잡는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한편, 장재영이 내려간 뒤 키움은 6회와 7회 2실점 씩 하며 4점 차로 쫓겼다. 하지만 초반부터 크게 벌어진 점수 차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키움이 오히려 경기 막판 6득점을 추가하며 14-5로 승리, 2연승 및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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