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대사 발언이 곧 중국의 뜻… 대한국 ‘압박 정책’으로 명백히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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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삐걱거리던 한·중 관계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내정 간섭' 발언으로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등 한국 정부를 겨냥한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기존에 중국 정부는 대한국 정책에 있어 관망과 관리를 기본 원칙으로 삼았는데, 싱 대사의 발언은 명백하게 정책 기조를 압박으로 변화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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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삐걱거리던 한·중 관계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내정 간섭’ 발언으로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등 한국 정부를 겨냥한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한국 외교부가 9일 싱 대사를 초치하자 중국 외교부도 1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 초치로 맞섰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싱 대사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싱 대사의 발언이 곧 중국 정부의 뜻이라며 중국이 대한국 정책을 ‘관망·관리’에서 ‘압박’으로 명백하게 전환한 것으로 진단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싱 대사의 발언은 개인의 뜻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뜻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싱 대사는 이 대표를 대사관저로 초청했을 때 준비해온 원고를 15분간 읽으며 한국 정부의 대중 외교정책을 비난했다. 한·중 관계가 어려워진 책임이 중국에 있지 않다고 했고, 대만 문제에 간섭하지 말 것도 요구했다. 또 한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탈중국화를 시도한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싱 대사의 이 같은 발언에는 한국이 미국과 밀착하는 것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한 불만이 담겼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국을 향해 일방적으로 미국을 지지하는 태도를 삼가라는 메시지 같다”며 “한·미·일 협력이 공고해지는 것을 중국이 신경 쓰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기존에 중국 정부는 대한국 정책에 있어 관망과 관리를 기본 원칙으로 삼았는데, 싱 대사의 발언은 명백하게 정책 기조를 압박으로 변화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싱 대사의 말이 ‘돌출 발언’일 뿐이며 한국을 더 압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한국을 압박하면 한·미·일이 더 다가설 빌미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으로선 전략적 패착이 되므로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싱 대사가 한·중 관계를 풀어보려고 발로 뛰어다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중 관계의 경색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황 교수는 “양국이 서로 대사를 불러들이는 등 자극적인 방식으로 대응해 점점 악화일로로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서로 감정이 악화돼서 문제 해결이나 교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도 “중국이 당분간은 한국에 대한 기조를 압박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북한과 더욱 밀착하는 것도 한·중 관계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수출을 금지한 품목인 대형 기계류 제품을 지난 2월 북한에 수출했다.
전문가들은 꽉 막힌 한·중 관계를 풀어보려는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양 연구위원은 “이웃이 나쁘다고 해서 문을 닫고 안에서만 살 수 없다”며 “국익과 여러 가지를 고려한 외교 원칙에 따라 중국에 대응하되 장기적으로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가능한 민간이나 기업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정부가 나서서 민간·기업 교류를 돕는 방식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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