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신호탄' 오재일 "오랜만이네요"
삼성 라이온즈 '주장' 오재일(37)은 "오랜만이네요"라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던 그가 모처럼 맹타를 휘둘렀다.
오재일은 지난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5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2홈런) 3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와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 수훈 선수로 뽑혀 취재진과 만난 오재일은 먼저 "이런 인터뷰도 오랜만이네요"라며 웃었다.
오재일은 2021년 9월 18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630일 만의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5회 말 4-2로 달아나는 솔로 아치(시즌 6호), 5-3으로 쫓긴 6회 또 솔로포를 터뜨렸다. 두 번째 홈런은 KBO 역대 34번째 개인 통산 200홈런이었다.
한 경기에서 4안타를 몰아친 것도 2021년 5월 29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약 2년 만이었다. 1-0으로 앞선 1회 말 1타점 2루타를 뽑았고, 8회 말에도 안타를 추가했다. 그는 "4안타 경기도 굉장히 오랜만이다"며 기뻐했다.
오재일은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 유형이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281을 올렸는데, 3~4월 타율이 0.231로 가장 낮다.
오재일은 지난 9일까지 타율 0.172로 규정타석을 채운 55명 가운데 최하위였다. 과거 그는 5월 전후를 기점으로 타격감을 점점 끌어올렸다. 올 시즌은 4월 타율 0.193을 기록한 뒤 5월 들어 타율 0.152로 오히려 더 떨어졌다. 6월 역시 1~9일 8경기에서 타율 0.150으로 부진했다.
프로 19년 차 오재일은 "될 듯 말 듯 계속 정체되어 있다 보니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모처럼 웃음을 찾은 그는 "오랜만에 좋은 타구들이 하루에 다 나왔다. 그래서 기분이 더 좋다"고 말했다. 1회 때린 라인 드라이브성 2루타와 6회 좌측으로 밀어 쳐 기록한 홈런이 긍정적인 신호였다.
대구=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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