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이승우 나란히 득점포 ‘쾅’…클린스만호 합류 도전은 계속
프로축구 K리그의 두 간판 공격수 이승우(수원FC)와 주민규(울산현대)가 나란히 화려한 득점포를 터뜨리며 축구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 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승우는 10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대구FC를 상대로 올 시즌 2호 골을 터뜨렸다. 후반 4분 대구의 바셀루스에게 먼저 실점해 수원FC가 0-1로 끌려가던 후반 31분 이승우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득점포를 터뜨리며 포효했다.
후방에서 이용이 길게 올려준 볼을 스트라이커 라스가 솟구쳐 올라 머리로 떨궈주자 이승우가 상대 위험지역 정면에서 볼을 받았다. 이어 절묘한 속임 동작으로 앞을 가로막은 조진우를 따돌린 뒤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이승우의 발을 떠난 볼은 대구의 왼쪽 골포스트와 힘껏 팔을 뻗은 골키퍼의 손 끝 사이 좁은 공간을 정확히 꿰뚫었다. 강하게 차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지점에 볼을 보내는, 이승우 특유의 ‘핀 포인트 슈팅’이었다.
득점 직후 라스 등 수원FC 여러 선수들이 이승우를 등에 업어주며 동점골을 함께 축하했다. 모처럼만에 골 맛을 본 이승우도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이후 수원FC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 악몽이 되살아나며 후반 종료 직전 2실점해 승부는 홈팀 대구FC의 3-1 승리로 끝났지만, 이승우의 득점포는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지난 시즌 14골을 터뜨려 K리그 득점 3위에 오른 이승우는 올 시즌 이른바 ‘2년차 징크스’에 발목을 잡혔다. K리그 정규시즌 일정의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 대구전 이전까지 득점은 단 한 골에 그쳤다. 몸놀림이나 경기를 풀어가는 솜씨는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유독 골과 인연이 없었다. 상대 수비진의 조직적인 견제가 한층 강화됐고, 찬스를 만들어 시도한 회심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공격수의 가장 중요한 척도인 득점이 부족하다보니 이달 A매치 평가전 출전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표팀 감독은 6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하며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 등 주축 수비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비진에 새 얼굴을 대폭 보강했다. 상대적으로 공격진은 이렇다 할 변화를 주는 대신 기존 멤버들 위주로 채워 밸런스를 유지했다.
엇비슷한 이유로 울산 간판 공격수 주민규도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 황의조(서울), 조규성(전북) 등 기존 골잡이들이 다소 부진해 대표팀 승선이 기대됐지만, 6월 A매치 명단에 주민규의 이름은 없었다.
주민규는 이날 제주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25분 팀 동료 바코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트래핑한 뒤 곧장 하프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포를 터뜨렸다. 지난 6일 수원FC전에서 감각적인 터닝 슈팅으로 골 맛을 본 데이어 2경기 연속 득점.
주민규는 올 시즌 10호골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득점 고지에 오르며 K리그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클린스만 감독이 주민규의 득점이 나오자 활짝 웃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주민규의 득점포를 앞세운 울산은 제주를 5-1로 대파하며 포효했다.
두 선수 모두 6월 A매치 합류는 무산됐지만, 축구대표팀 발탁을 위한 도전은 앞으로도 이어진다. 이승우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6월 이후 A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 하고 있다. 이후 매번 대표팀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재발탁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지만,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전술적인 선택”을 이유로 들며 이승우를 외면했다.
주민규는 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K리그 무대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지만 단 한 번도 A매치에 나선 적이 없다. K리그 지방 구단의 한 감독은 “주민규와 이승우는 기존 대표팀 공격진을 구성하는 선수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득점을 만들어낸다. 주민규는 최전방에서 버티며 경쟁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이승우는 압도적인 테크닉을 갖췄다”면서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이 열리기 전 어떤 방식으로든 대표팀에서 경쟁력 검증을 해볼 만한 공격 옵션들”이라 평가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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