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박’ 매장만 10여개…실패는 없다 [대한민국 장사 고수 열전] (18)

2023. 6. 10. 19: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승환 나나바바 대표

컴퓨터 판매점, PC방, 편의점, 코인노래방, 카페….

경기 부천에서 나나바바 카페를 운영하는 양승환 대표(53)가 지난 25년간 창업한 매장들이다. 양 대표는 “대박 매장은 없었지만 실패한 매장도 하나도 없었다”고 말한다. 남다른 발상과 성실함으로 꾸준히 ‘중박’을 거둔 결과, 얼마 전 신촌의 꼬마빌딩 건축주가 된 후 약 10억원의 차익(세전 기준)을 남기고 매각에 성공했다.

1970년생/ 홍익대 전자공학과/ 1998년 미리내컴퓨터/ 2005년 미리내PC클럽/ 2018년 세븐일레븐/ 2019년 뉴스타코인노래연습장/ 2022년 카페 나나바바 창업(현)/ 2022년 ‘나는 이렇게 돈을 번다(우리들의 돈 이야기)’ 공저/ 2023년 서울 신촌에 5층 꼬마빌딩 신축 후 매각/ 미리내주식회사 대표(현)
시작은 미약했다. 양평 두메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흙수저 출신 양 대표는 IMF 외환위기 때 부천 한 아파트 지하상가에서 보증금 200만원, 월세 14만원의 작은 조립 PC 매장을 창업하며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IT 붐에 브랜드 PC가 300만원까지 치솟던 시절, 저렴한 조립 PC를 팔며 수리도 해주니 주문이 쏟아졌다. 금세 직원도 채용하고 2호점도 냈다. 호황을 누리던 PC 시장은 모바일 환경 변화로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지만 양 대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주위에서 ‘PC는 사양 산업이니 빨리 정리하는 게 낫다’고들 했지만 저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어요. 여전히 사무용 SW와 고사양 게임은 조립 PC에 의존할 수밖에 없거든요. 모바일 시대로 접어든 후에는 주 고객을 기업체로 바꾸면서 돌파구를 찾았죠. 그러는 와중에 경쟁 매장은 갈수록 줄면서 지난 25년간 한 번도 적자 없이 매년 매출이 올랐습니다.”

그의 성공 방정식 중 하나는 매장을 새로 차리기보다, 장사가 안 되는 매장을 저렴하게 인수해 조금 손봐서 쓰는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인 나나바바 카페도 프랜차이즈로 새로 차리려니 2억5000만원 이상 인테리어 견적이 나왔다. 결국 기존 인테리어에서 조금 수리한 결과 비용을 1억원 이하로 낮췄고, 현재 월 500만원 안팎의 준수한 이익을 내고 있다.

최근 양승환 대표는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후배 자영업자들에게 전하는 활동에 열심이다. 지난 4월 텀블벅에서 ‘장사로 한 번도 실패 없이 건물주가 된 스토리-이기고 시작하는 실전 창업성공 비법’ 전자책 발간 펀딩을 진행해 목표 금액을 161% 초과 달성했다. 최근에는 소상공인 컨설팅 플랫폼 ‘창톡’에서 장사고수로서 1:1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저는 장사로 ‘대박’을 내는 능력이나 경험은 없습니다. 그러나 중박은 조금만 요령을 알면 초보 창업자도 누구나 할 수 있고, 중박이 반복되면 대박 못지않다는 것이 저의 경험입니다. 작은 성취에도 감사하고 또 이어질 수 있게 끊임없이 내공을 기르다 보면, 어느 순간 대박이 돼 있을 것입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2호 (2023.06.07~2023.06.13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