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호재'에 11일 상승 랠리...진격의 테슬라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11거래일 연속 오르며 2년여 전의 역대 최장 상승 행진과 같은 기록을 세웠다.
9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4.06% 오른 244.40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초 대비 98% 오른 수준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7천746억달러로, 한화로 따지면 약 1천2조원에 달한다.
테슬라 시총은 2021년 10월에도 1조달러를 돌파한 바 있는데, 이날 기록한 7천억달러대의 시총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당시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영향으로 한화 환산 가격이 1천조원을 넘어섰다.
테슬라 주가는 2021년 1월 이후 2년5개월 만에 11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을 다시 쓰며 '랠리'를 이어가 나스닥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테슬라 시총은 지난달 24일부터 11거래일간 1천940억달러(약 251조원)가 늘었다.
이날 테슬라 주가에는 전날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충전소 사용 합의 발표가 영향을 줬다. 앞서 포드가 지난달 25일 테슬라의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함께 쓰기로 합의한 데 이어 GM 역시 합류한 것이다.
미국의 양대 자동차업체인 포드와 GM이 각사의 전기차 충전에 테슬라 설비를 쓴다는 소식은 테슬라 주가 상승에 큰 호재가 됐다. 포드와 GM 전기차 운전자들이 테슬라 충전소를 이용하면서 내는 요금이 모두 테슬라의 수입이 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애널리스트 앨릭스 포터는 이날 낸 리서치 노트에서 테슬라가 포드·GM과의 충전소 계약 덕분에 충전소에서만 내년부터 2030년까지 30억달러(약 4조원), 2032년까지 54억달러(약 7조원)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포터는 또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도 이 협력에 참여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며, 적어도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충전설비가 전기차 충전의 선호되는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연간 800억달러(약 103조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테슬라에게 이런 충전 수익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충전시장 선점은 테슬라의 이익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톰 나라얀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전기차를 사게 되는 소비자는 테슬라를 살 가능성이 커진다"며 "또 주변에서 이웃이 전기차를 소유한 것을 보게 되면 따라서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을 테슬라 충전소도 '합동 충전 시스템'(CCS·DC콤보) 연결 등 조건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올해 초 우리는 공적 자금이 지원되는 전기차 충전시설은 모든 운전자가 접근할 수 있고 안정적이며 저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런 표준은 유연성을 제공하며, 운전자가 신뢰하는 한 CCS와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북미 충전 표준)를 모두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NACS는 테슬라가 북미 지역에서 쓰는 충전기 연결 방식이다. 테슬라 외 전기차는 대부분 CCS 연결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호환하려면 별도의 어댑터가 있어야 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 Formula Program, 이하 NEVI)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총 75억달러(약 9조6천억원)의 보조금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NEVI에 따른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 표준인 CCS 방식을 쓰도록 규정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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