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수심 20~30m 백령도 바다에 폭발 후 침몰한 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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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3월26일 밤, 전국에 충격을 안긴 사건이 발생했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초계함인 천안함이 서해안 백령도 인근 바다에 폭발 후 침몰한 사건.
천안함 사건 원인을 놓고 갖가지 분석과 의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흐름을 바꾼 것은 2010년 5월20일 민군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 발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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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선거일정 중단, 천안함 사건 대응 집중
2010년 5월20일 공개된 北 어뢰 추진부
편집자주 -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3월26일 밤, 전국에 충격을 안긴 사건이 발생했다. 주말을 앞두고 봄나들이를 계획했던 이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한 충격의 그 날. 각종 언론을 통해 그 사건의 실체가 전해졌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초계함인 천안함이 서해안 백령도 인근 바다에 폭발 후 침몰한 사건. 해군 역사상 초계함급 이상 대형 전투함이 폭발에 의해 침몰하기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더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사건 보고를 받고 인명 구조를 지시했다. 사건 원인 분석과 대응도 중요하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장병의 생명이었다.
1200t 초계함에는 104명의 장병이 타고 있었다. 58명은 구조됐지만, 46명은 숨지거나 실종됐다.
칠흑 같은 밤에 벌어진 사건. 군 당국은 신속하게 인명 구조활동에 나섰지만, 기상 상황과 주변 환경은 활동에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사고 해역은 수심 20~30m 얕은 바다로 알려졌다. 북한의 어뢰가 원인이라면 소형 잠수정에서 발사했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 이유였다. 군 당국은 잠수정의 어뢰 공격 또는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에 주목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가능성도 제기됐다.
청와대는 신중하게 대처했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다각도의 조사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내용이 나오는 대로 한 점 의혹 없이 모두 다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정치권은 천안함 정국의 태풍으로 빨려 들어갔다. 당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중국 공식방문 일정을 단축하고 귀국해 당 회의를 주재했다. 당시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었는데 여야는 선거를 준비할 그런 여건이 아니었다.
당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방선거 홍보전략 발표를 연기하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천안함 사건 원인을 놓고 갖가지 분석과 의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흐름을 바꾼 것은 2010년 5월20일 민군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 발표였다. 해저에서 수거한 북 어뢰 뒷부분 추진부와 군 당국이 확보한 비밀자료 분석을 토대로 원인을 발표했다.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각국 조사단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나온 결론이었다.
당시 여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도발이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반민족적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당한 것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 군 책임자는 군사법원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다른 반응은 2주 뒤로 예정돼 있던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이 있었다.
천안함 사건에 관해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날 백령도 해상에 있던 우리 장병 46명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나라를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대한민국 국민. 2010년 3월26일 그날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한목소리로 다짐한 것은 그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희생자 등 ‘서해 수호 용사 55명’ 이름을 호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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