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생활용품, 유아...손대면 ‘대박’ 올리브인터내셔널의 성공 방정식 [내일은 유니콘]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이성민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5@mk.co.kr) 2023. 6. 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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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터치’ ‘성분에디터’ ‘비프로젝트’ ‘시모먼트’ ‘피치포포’?

요즘 2030세대 사이에서 입소문 나기 시작한 화장품 브랜드다. 생활용품 쪽에서는 ‘깔끔상회’ ‘나무팩토리’가 뜨는 브랜드로 유통가에서 주목하고 있다. 유아 패션 쪽에서는 ‘뭉게뭉게’라는 브랜드가 젊은 부모 사이에서 인기다.

재밌는 건 이들 브랜드를 전개하는 업체가 한 곳이라는 점이다. 올리브인터내셔널(대표 이진호)이다.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스타트업이 브랜드 하나 성공시키기도 힘들 텐데 동시에 8개 브랜드를 그것도 안정적으로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성분에디터 ‘그린토마토 포어 리프팅 앰플 플러스’. (올리브인터내셔널 제공)
이는 숫자가 증명한다. 올리브인터내셔널의 2020년 매출액은 126억원, 이듬해에는 272억원, 지난해에는 412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국내에서 증명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착수, 1080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올해 4월 이미 일본의 마케팅·유통사 ‘쿠지’를 인수합병(M&A)하며 일본 사업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진호 대표는 빠른 시간 내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할 수 있는 비결로 ‘클러스터 커머스’ 전략을 들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소비자가 모여 있는 채널을 발굴해 이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사업 모델입니다. 원래 있던 용어는 아니고 회사 지향점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입니다. 채널의 특성을 공유하는 명확한 타깃을 설정해 제품을 기획하기 때문에 초기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죠.”

각 브랜드별로 클러스터를 설정해 안정적인 초기 매출을 확보한다는 데 언뜻 이해가 쉽지 않다. 그는 “예컨대 ‘성분에디터’는 카카오스토리와 와디즈를 기반으로, ‘비프로젝트’는 클러스터 리더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전개한다”며 “브랜드 특성에 맞는 고객층, 또 그들이 익숙해하는 유통 채널에 맞춤형 마케팅을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이 듣고 싶었다. 그래서 일문일답 형식으로 올리브인터내셔널의 성장 공식을 풀어봤다.

이진호 올리브인터내셔널 대표. (올리브인터내셔널 제공)
Q. 왜 클러스터 커머스였나.

A. 일반 기업이 제품을 판매할 때 겪는 가장 큰 문제가 광고비다. 광고비를 쓴 만큼 소비되지 않으면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클러스터 커머스는 모여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제품을 론칭하기 때문에 광고비가 따로 들지 않는다. 판매된 수량에 대한 수수료만 붙기 때문에 안정적인 초기 매출을 확보한 후 브랜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Q. 좀 막연하게 느껴지는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줄 수 있나.

A. 스킨케어 브랜드 ‘성분에디터’를 예로 들어보겠다. 확실한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를 찾던 중 카카오스토리라는 채널에서 광고비 없이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던 성분에디터를 2019년 인수했다. 그리고 당시 소비자를 감안해 기존 미백 기능성 에센스와 토너 중심의 제품군에서 변화를 줬다.

당시 주 소비자층이었던 40대 여성들은 제품 콘셉트보다 성분을 굉장히 중요시하고, 눈에 당장 보이는 효과를 좋아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래서 보습보다는 모공, 주름 개선 등 기능성 라인을 중심으로 하면서 성분에 특히 유의해 제품을 만들었다.

Q. 인플루언서 기반 마케팅을 펼치는 브랜드는 많지 않나. 올리브인터내셔널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A. 인플루언서에만 의존하지 않으려 한다. 인플루언서 팔로워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론칭한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로 매출 비중은 높지 않다. 팔로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든 후 해당 클러스터 밖에 있는 소비자들도 타기팅해 매스 마켓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면 클러스터와 유사한 채널을 중심으로 유통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밀크터치 ‘올데이 롱앤컬 마스카라’. (올리브인터내셔널 제공)
Q. 해외 시장 반응은 어떤가.

A. 밀크터치가 특히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올해는 대만에서의 반응도 괜찮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밀크터치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비슷한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협찬을 했다. 협찬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와 싱크로율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던 것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여기에 ‘쿠지’라는 좋은 유통사도 만나 일본에 원활하게 입점했던 것도 시너지가 난 것 같다.

Q.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A. 거의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져서 초기에 해외 시장을 두드리지 못했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오히려 그 기간 동안 국내 시장에 집중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2~3년간 국내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매출 덕분에 해외 진출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항상 남들이 걷지 않은 길을 개척하려다 보니 새로운 걸 시도하는 과정이 어려운 것 같다. 그럴 때는 직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 훌륭한 직원들이 많아 항상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었다.

Q. 상장 계획은 없나.

A. 아직은 없지만 4년 내로 도전해보려 한다.

비프로젝트 ‘스테이 타이트 바디 크림과 바디오일’. (올리브인터내셔널 제공)
Q. 향후 화장품 산업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A. 당연한 이야기지만 재구매가 안 되는 제품과 브랜드는 점점 도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정말 많은 브랜드가 시중에 나와 있다. 아직 소비자들은 이것저것 사용해보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제품과 브랜드는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광고·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좋은 품질을 확보하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좋은 품질이라는 것은 비싼 성분을 사용하기보다는 수많은 성분들 중에서 어떤 성분과 제품이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K컬처가 계속 성장하는 만큼 K뷰티도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Q. 향후 목표가 궁금하다. 어떤 회사로 키워나가고 싶은지.

A. 올해는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를 넘어 4분기 아마존 채널을 통해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온라인 기반의 새로워진 유통 마케팅 환경에 적응해 소비자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 싶다. 아직 국내 시장도 더욱 키워야겠지만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키워 글로벌 소비재 대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내일은 유니콘] 매경이코노미는 유니콘 기업에 도달할 만한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찾아 리더십, 케이스 스터디 등 다채로운 시각으로 정말 유니콘이 될 만한지 집중 파헤쳐보는 콘텐츠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고, 협찬과 관계없이 기자가 직접 발굴하고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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