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열지 않은 하나고, 무혐의 처리한 검사들

김종훈 2023. 6. 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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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검사] 담당 검사 손준성·김도균, 검찰총장 출신 하나고 이사장 김각영

[김종훈 기자]

▲ 분주하게 이동하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2018년 3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슈] 2023-06-07 : 이동관 아들 학폭 혐의 덮은 하나고, 무혐의 준 검찰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 특보의 과거 아들 학폭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학폭 사건은 2011년 발생했는데 가해자였던 이 특보의 아들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개최 없이 2012년 5월 전학 가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이후 이 특보 아들은 수시전형을 통해 서울 소재 명문대에 진학했다. 사건 발생 4년이 지난 2015년 11월 15일, 서울시교육청은 이 특보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을 인지하고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학폭위를 열지 않은 혐의로 하나고 교감 정아무개씨를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수사 착수 1년 만인 2016년 11월 30일 무혐의 처분했다. 

해당 사건을 처음 배당받은 검사는 일명 '고발 사주' 의혹 당사자로 지목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현 서울고검 송무부장)다. 이후 2016년 초 검찰 인사가 단행되면서 김도균 검사(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로 담당 검사가 변경됐다. 김 검사는 이 사건을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무혐의 처분 한 달 전인 2016년 11월, 검찰총장을 지냈던 김각영 변호사가 하나고 이사장으로 부임했다. 

하나고가 학폭 문제를 인지했을 당시인 2012년 2월 이 특보는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 이명박 대통령 언론특별보좌관을 마친 뒤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다.  

[검사] 부장검사 손준성·김도균, 검찰총장 출신 김각영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고발사주의혹으로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이희훈
 
2015년 11월, 당시 서부지검 소속 손준성 검사는 해당 사건을 처음 배당받았다. 1974년 대구 출생인 손 검사는 1997년 사법시험을 합격했다. 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해군법무관을 거쳐 2003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포항지청 검사를 마친 뒤 2007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시험에 합격했고 같은해 미국 볼티모어시에서 연수를 했다. 2008년 법무부 검찰과 검사로 복귀한 뒤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5년 2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검사를 맡았고, 이로부터 9개월 뒤인 11월 이 특보 아들의 학폭 관련 사건을 맡았다. 이후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거친 뒤 2022년 7월부터 서울고검 송무부 부장을 맡고 있다. 

김도균 검사는 손 검사와 같은 해인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사법연수원 29기). 이후 육군법무관, 서울지검과 부산지검, 서울남부지검, 대검, 춘천지검 등을 거쳤다. 2016년 1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에 임명된 후 하나고 사건을 맡았고, 담당검사로서 해당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중앙지검과 대검, 서부지검, 광주지검 순천지청을 거친 뒤 2022년 7월부 부산고검에 적을 두고 있다.

김 검사는 지난 2021년 12월 3일 오전 8시 30분께 혈중알코올농도 0.044% 상태에서 약 11㎞ 구간을 운전하다 당시 옆 차선을 달리던 차와 충돌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등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숙취운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김 검사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하나고 이사장인 김각영 변호사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70년 사시에 합격했다(사법연수원 2기). 그는 2000년 서울지검 검사장, 2001년 대검 차장검사를 거친 뒤 2002년 부산고검 검사장과 법무부차관, 검찰총장을 역임했다. 2003년 변호사로 개업했고, 2009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를 거쳐 2010년 하나금융지주 이사회의장, 2016년 11월 하나고 이사장으로 부임했다. 현재도 하나고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특이사항] 고발장에 적시된 하나고의 위법사항들
 
 서울 은평구 하나고등학교.
ⓒ 권우성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고발인 서울시교육감 명의 하나고 교감 정아무개씨에 대한 고발장에는 "하나고등학교 교감 정씨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이를(이 특보 아들의 학폭 사건을) 심의하지 않음으로써 자치위원회 업무수행 활동을 불가능하게 한 사실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다"라고 적시됐다.

서울교육청은 고발장에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자치위원회의 구성·운영) 제2항에 따라 하나고 학폭위 위원장은 학교폭력 사실을 신고 받거나 보고 받은 경우에는 학폭위를 반드시 소집해야 하는데도 2012년 4월경 학교폭력 사안을 보고 받고도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고 담임 종결 사안으로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 1월 시행된 학교폭력예방법을 보면, 학교폭력이 발생한 사실을 신고받거나 보고받은 경우(제13조 2항) 반드시 학폭위를 열어 논의하도록 규정돼 있다. 

또 고발장에는 "조사결과 가해 학생은 당시 청와대 고위 인사의 아들인 것이 확인되었는데 정씨는 자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반드시 자치위원회를 개최해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 및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그 조치 사항을 가해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될 수 있도록 하여야 했음에도 가해학생이 고위층 자녀라는 것을 알아채고 자신이 자치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이를 심의하지 않음으로써 자치위원히 업무수행 활동을 불가능하게 했다"라고 명시됐다.

당시 하나고 교감 정아무개씨도 2015년 국정감사장에서 학폭위를 열지 않았다고 직접 증언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하나고 교감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부지검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고검에 항고했지만, 고검 역시 사건을 기각했다.

이 특보는 8일 언론에 입장문을 내고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떠나 제 자식의 고교 재학 중 학폭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일방적 가해 상황은 아니었으며 인터넷 등에 떠도는 학폭 행태는 사실과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이었다. 당사자 간에 이미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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