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1st] 제코, 결승전 유일한 '친정팀 재회' 선수의 스토리

김정용 기자 2023. 6. 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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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딘 제코(인테르밀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22-2023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이 11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맨체스터시티와 인테르밀란의 경기다.


현재 맨시티 선수단에는 이탈리아 축구계를 경험해 본 선수가 없다. 반면 인테르는 잉글랜드를 거쳐 온 선수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특히 맨시티의 이웃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뛰며 맨체스터에 살아 본 선수로 헨리크 미키타리안, 로멜루 루카쿠, 마테오 다르미안 등이 선발 출격을 준비한다.


상대팀 맨시티 소속이었던 선수 에딘 제코가 유독 눈에 띈다. 제코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하기 전 맨시티 최전방을 맡았던 선수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 태생인 제코는 자국리그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본격적인 스타덤에 오른 건 독일의 볼프스부르크에서 뛸 때였다. 특히 2008-2009시즌 26골, 2009-2010시즌 22골(득점왕)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최강 공격수로 인정받은 뒤 막 갑부 구단으로 발돋움한 맨시티의 러브콜을 받았다.


맨시티 시절에도 수준급 공격수였지만 과거만큼 위력이 있진 않았다. 2011년 1월 맨시티로 이적해 4년 반 동안 뛰었다. 그 중 3시즌 동안 리그 10골을 넘겼고, 특히 2013-2014시즌은 컵대회 포함 26골로 훌륭한 득점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한 번도 리그 20골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대신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경기는 몇 번 있었다. 2011-2012시즌 토트넘홋스퍼 원정에서 한 경기 4골을 몰아쳤다. 또한 그 시즌 맨시티가 44년 만에 잉글랜드 1부 우승을 차지했는데, 최종전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는데 한 몫 했다. 당시 맨시티는 퀸스파크레인저스에 1-2로 뒤쳐진 채 추가시간을 맞았다. 추가시간 2분에 제코가 동점을 만들었고, 2분 뒤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역전골까지 넣으면서 3-2로 이기고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간신히 골득실차로 눌러 우승할 수 있었다.


또한 맨시티 시절 아구에로의 파트너로서 편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제코의 숨은 공로였다. 당시까지 아구에로는 장신 파트너와 투톱으로 뛸 때 가장 기량이 살아나는 선수였다.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은 이 점을 간파하고 제코와 아구에로를 투톱으로 자주 기용했다. 제코는 4년 반 동안 EPL 50골을 넣었는데, 아구에로는 제코와 호흡을 맞춘 4년 동안 78골을 몰아쳤으며 그 중 2014-2015시즌은 26골로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제코는 한정된 역할 속에서 뛰었던 맨시티 시절을 마치고 이탈리아로 떠나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누렸다. AS로마에서 보낸 2016-2017시즌 리그 29골, 컵대회 포함 39골로 개인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며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비록 30대 초반부터 기동력과 체력이 감퇴하면서 기복이 생겼지만, 체력 관리가 잘 될 때는 '클래스'를 유감 없이 증명했다. 2017-2018시즌 UCL에서 로마가 명승부를 연발하며 4강에 진출했을 때 7골로 최다득점을 올렸는데, 특히 8강에서 바르셀로나에 엄청난 역전승을 거뒀을 때 홈과 원정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제코는 유럽대항전 통산 126경기 54골로 매우 훌륭한 득점 기록을 갖고 있다.


결승전도 선발 출장 가능성이 상당하다. 인테르를 대표하는 스타 공격수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로멜루 루카쿠지만, 시모네 인차기 감독은 마르티네스와 제코 투톱을 가장 선호한다. 루카쿠는 체력 안배용 2진을 이끄는 역할을 하거나 1진이 힘을 빼놓은 뒤 교체로 들어와 경기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곤 한다.


에딘 제코(인테르밀란). 게티이미지코리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테르밀란). 게티이미지코리아

풀타임을 소화하기 어려워 하지만, 제코의 플레이는 여전히 수준이 높다. 특히 이번 시즌 후반기 체력 관리를 받으면서 경기력이 많이 회복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리한 위치선정으로 수비진 사이에서 원터치 슛을 날릴 위치를 잘 찾는다. 양발과 머리를 자유롭게 써 어떤 각도로 날아오는 공도 바로 마무리할 수 있다. 상대 수비를 등지고 있을 때 몸을 영리하게 쓰면서 돌파하는 포스트플레이 기술은 농구 센터의 피벗을 연상시킨다. 연계 플레이도 준수하다.


맨시티 시절 아구에로를 살린 것처럼, 인테르에서는 마르티네스의 기량을 극대화해주는 것 역시 제코의 역할이다. 제코는 일생일대의 큰 경기에서 옛 소속팀과 재회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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