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못 본다? 후쿠시마 다큐 방영 진실은

임병도 2023. 6. 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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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다큐 투어리즘: 어둠을 찾아가는 사람들>

[임병도 기자]

 넷플릭스 코리아가 유튜브에 공개한 <더 데이스> 예고편
ⓒ 넷플릭스
 
지난 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데이스>(The Days)가 전 세계에 공개됐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글로벌 OTT 플랫폼이며 현재 <더 데이스>를 볼 수 있는 국가는 76개국 이상이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7일 기준 <더 데이스>는 TV쇼 부문 76개국에서 10위권에 올랐다. 순위에 오르지 않은 나라를 포함하면 공개 국가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공식 계정에 <더 데이스>예고편은 정상적으로 게재되어 있다. 예고편이 나온 드라마를 한국인들만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정부가 심의를 내주지 않거나, 공개를 막은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방미 당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자와 만나 향후 4년간 25억 달러 투자와 방한 약속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더 데이스>는 공개 시기가 조금 늦춰졌을 뿐 향후 정상적으로 한국 넷플릭스에서 공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코리아는 9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6월 1일부터 'OTT 자체 등급 분류 제도'가 시행되었다. 이전까지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았기 때문에 현재 내부적으로 자체 심의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영등위 심의에서 자체 심의로 넘어가는 과도기 기간이라 조금 늦춰졌다"며 "현재 공개일이 늦어진 작품은 <더 데이스>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있다. 곧 한국에서 공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 입장과 이번 <더 데이스> 공개는 전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에서 꼭 봐야 할 다큐멘터리  
 
 일본 가이드는 방사능 수치 '0.20' 이 걱정할만 하다고 했지만 버스에서 내리자 0.7을 넘는다.
ⓒ 넷플릭스 갈무리
 
넷플릭스에서는 <더 데이스>보다 훨씬 이전에 후쿠시마 원전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바 있다. 지난 2018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다크 투어리스트: 어둠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뉴질랜드 기자 데이비드 패리어가 전 세계 다크투어리즘(일반 여행과 달리 재난, 테러 등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 장소를 찾아가 체험하는 여행을 가리킨다) 명소를 추천하는 포맷이다. 이 중에서 '일본' 편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인근 마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다큐멘터리는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과 쓰나미, 방사능 오염으로 초토화된 곳으로 몇 년이 흐른 지금, 재앙의 망령을 피해 떠난 이들은 돌아왔을까"라는 의문문으로 시작된다. 
  
후쿠시마로 가는 버스 안, 참가자가 손에 든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에는 '0.16'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가이드는 "'0.20'이 걱정할 만한 수치"라며 참가자들을 안심시킨다. <다크 투어리스트> '일본' 편의 첫 번째 목적지는 '도미오카 마을'이다. 쓰나미가 덮치진 않았지만 지진의 타격을 받은 곳으로 일본 정부에서는 안전하다고 말하는 마을에 속한다. 하지만 버스에 내린 참가자들의 방사능 측정기의 수치가 갑자기 '0.73'으로 올라가자 모두들 당황한다. 걱정할 만한 수치라는 0.20보다 세 배나 높은 것이다. 

한 참가자는 자신의 방사능 측정 수치가 0.75라며 "아무도 출입 못하는 체르노빌 인근의 프리퍄티보다도 높다"고 말한다. 다음 목적지로 가는 중간에 참가자가 버스에서 내리자 감시원과 경찰이 그를 제지했다. '귀환곤란구역'이라는 명칭으로 지정된 장소 외에는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참가자가 식당에서 제공되는 음식의 식재료가 어디서 왔는지 묻자 가이드는 "알 수 없다"고 답한다. 오히려 "인생에는 위험이 가득하다"는 황당한 논리를 펼치기도 한다. 
   
 버스에 있는데도 방사능 수치가 계속 올라가자 참가자들은 패닉에 빠진다.
ⓒ 넷플릭스 갈무리
 
버스가 다음 목적지로 가고 있는 도중 참가자들의 방사능 측정기 수치가 계속 올라간다. 1.87을 넘어 7.19까지 상승한다. 경계선이라던 0.2의 50배이다. 일부 참가자들은 재빠르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버스 안에 있는 참가자 대부분이 패닉에 빠진다. 결국 모든 참가자들은 빨리 그곳을 떠나고 싶어 하고 만장일치로 관광은 종료된다. 

"(방사능 수치가) 이렇게 높은데 어떻게 괜찮다고 사람을 부르죠?"  

다큐멘터리를 보면 한 참가자가 일본 가이드를 향해 이렇게 묻는다. 이에 가이드는 "(일본 정부가) 여기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면서 "아마도 200년이 더 지나야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인 데이비드는 "일본에서는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며 귀환을 독려하지만 제 기준에서는 아직 방사능 오염이 극심하다"며 "방사능 폐허를 찾아가는 건 엄청난 체험이지만 한 번으로 족하다"는 멘트를 남기고 호텔로 돌아간다.  

<다크 투어리스트: 어둠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2018년에 공개된 다큐멘터리이지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둔 2023년에 봐도 "재앙의 망령을 피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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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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