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7개월만에 '고병원성AI 청정국' 지위 회복…"구제역 청정국도 재도전"
한국이 2년7개월 만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정부는 최근 불발된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에도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자로 고병원성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고 9일 발표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육상동물위생규약에 따르면 최종 살처분이 완료된 이후 28일간 추가 발생이 없고, 해당 기간 바이러스 순환 증거가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자체 청정화 선언을 할 수 있다.
조건 충족해 자체 선언…“재발 방지 총력”
농식품부는 지난 4월 17일 전남 영암군과 장흥군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을 최종 살처분한 이후 추가 발생이 없었고, 전국 가금농가 838호에서 사육하는 9만294마리를 검사해 고병원성 AI 항원·항체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번을 포함해 2003년부터 총 9차례 고병원성 AI 발생과 청정국 지위 회복을 반복했다. 앞서 2018년 7월 12일 정부는 청정화 선언을 했지만, 2020년 11월 고병원성 AI가 재발하면서 청정국 지위가 박탈됐다. 이번 선언은 그로부터 2년7개월 만이다.
정부는 청정국 지위 회복으로 향후 국내 가금류·반려동물 사료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겨울철 철새를 통해 고병원성 AI가 국내로 유입돼 방역 미흡 농가를 중심으로 번질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 안용덕 방역정책국장은 “오는 10월 전까지 전국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소독설비·방역시설 적정 설치,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일제 점검하고, 방역 관련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지위 회복은 불발…“종식 선언 이후 재도전”
반면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은 공식적으로 불발됐다. 당초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90차 WOAH 연례 정기총회에서 한국의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이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총회 직전 충북 청주와 증평 지역에서 4년 만에 구제역이 재발하면서 의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지난달 18일을 끝으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으면 이르면 다음주 구제역 상황 종식 선언도 가능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0일부터 정밀검사에 들어가는데, 이상이 없으면 다음주에 구제역 방역대가 해제될 것”이라며 “상황 종식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구제역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청정국 지위 회복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소·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동물에게 발생하는 구제역은 국내 한우 수출 확대와 직결되는 문제다. 다만 지위 회복을 위해선 ▶2년 동안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고 ▶1년간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된 증거가 없다는 등의 조건을 처음부터 다시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빨라도 2025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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