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디그라운드(150)] ‘축구’에 진심인 ‘가수’ 김보경의 균형 찾기

박정선 2023. 6. 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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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무리 부캐(부 캐릭터)가 유행이라지만, 이들만큼 부캐에 진심인 사람들이 또 있을까.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의 출연자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가수, 배우, 아나운서, 모델, 유튜버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모두 진짜 축구선수가 된 것처럼 일주일에 대부분을 연습에 투자하고, 필드에선 몸을 사리지 않고 뛰고 구르고, 승패에 따라 눈물과 환희를 터뜨린다.


현재 출연자들 중 단연 에이스로 꼽히는 가수 김보경도 마찬가지다. 2010년 엠넷 ‘슈퍼스타K2’를 통해 얼굴을 알리고 같은 해 정식으로 데뷔한 이후 ‘혼자라고 생각 말기’ ‘하루하루’ 등의 대표곡을 냈던 그는 최근 앨범 활동이 뜸한 이유를 묻자 “축구에 미쳐있었다”고 답했다. 다행히 본업에 대한 팬들의 바람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준다. 김보경은 오는 10일 신곡 ‘네가 잠든 밤에’를 시작으로 꾸준히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앨범은 부캐와 본캐의 균형을 찾아가기 위한 시작과도 같은 앨범이다.


ⓒ아몬드컴퍼니

-요즘 ‘골 때리는 그녀들’로 많이 바쁘죠. 벌써 합류 1년 6개월이 지났는데요. ‘골때녀’ 이후,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득근하고 건강한 체력을 얻었습니다(웃음). 근육통과 자잘한 부상을 입는 일상의 반복이고요. 운동을 배우며 사소한 것부터 심오한 것까지 많은 감정을 마주합니다. 노래처럼 축구도 반복 연습이 필요하고, 자신감은 혼자만의 연습시간이 쌓여서 나오는데 부상 또한 조심해야하니 과한 연습이 독이 되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도 필요했습니다. 그런면에서 노래와 축구가 참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다른 부분이라면, 솔로 가수인 저는 밴드 라이브가 아닐 땐 MR로 혼자 공연을 하는 것이 가능한데 축구는 절대 혼자 할 수가 없다는 거예요. 무조건 함께여야 하죠. 멤버들의 컨디션을 헤아려줄 수 있어야 하고, 패스 타이밍을 맞춰줄 수 있어야 하고, 또 귀를 열어 감독님의 말씀도 잘 들어야하고요. 그 와중에 공격적으로 슛팅 찬스를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해요. 멀티플레이가 어려웠던 저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그래서인지 ‘골때녀’에 들어가기 전과는 또 다른 시점으로 인생을 배우게 되는 감사하고도 소중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가수로서는 혼자 활동하다가 든든한 선후배들과 한 팀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특별한 경험일 것 같아요.


맞아요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는 가르침을 받고 있죠. 경기의 승패를 떠나 ‘같이의 가치’를 글이 아닌 가슴으로, 진심으로 배우는 중입니다.


-진짜 축구선수 못지않은 연습을 한다고 들었어요. 앨범 준비와 병행하느라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나요?


거친 숨을 몰아쉬는 축구와 섬세하게 호흡을 조절해야 하는 노래를 오가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더라고요. 그래도 두 가지 모두 제가 사랑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엠넷 ‘슈퍼스타K2’(2010)로 데뷔해 ‘혼자라고 생각 말기’ ‘하루하루’ 등 대표곡들을 내왔어요. 그런데 최근엔 앨범 활동이 조금 뜸했죠?


저를 대표할 수 있는 곡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죠. 더욱 사랑받는 곡들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들려 드려야겠다는 욕심이 나기도 하고요. (앨범이 뜸했던 건) 아무래도 작년 한 해 동안 축구에 미쳐(?)있어서 그랬던 것 같네요. 하하.


ⓒ앨범 커버

-싱글이지만, 반가운 신곡 발매를 앞두고 있어요.


맞아요. 흘러넘치는 사랑에 아침이고 밤이고 설렜던 경험은 대부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신곡 ‘네가 잠든 밤에’는 연인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 반려동‧식물 등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담은 사랑스러운 곡입니다.


-이번 곡은 백마리 작곡가와 호흡을 맞췄어요. 이 곡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백마리 작곡가는 취미로하던 풋살팀에서 친해진 친구라 더욱 믿음(?)이 가는 작곡가인데요, 어느 날 ‘네가 잠든 밤에’를 들려주더라고요. 처음엔 미성의 보이스를 내는 가수가 부르면 좋을, 예쁜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며칠이 지난 후에도 제가 계속 그 후렴구를 흥얼거리고 있더라고요. ‘네가하~ 잠든 밤에~’ 하고요(웃음). 백마리 작곡가도 가이드엔 예쁜 보이스의 보컬 트랙을 얹어 놓았지만, 제가 부르면 조금 더 따뜻하고 어쿠스틱한 느낌이 날 것 같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예쁜 가사에 끌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곡에서 보경 씨의 평소 시원시원하게 터뜨려주는 록 감성은 철저히 배제한 것 같아요. 오히려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백마리 작곡가에게 제일 많이 들은 말이 ‘보경아 진정해’였답니다. 하하. 곡의 끝부분에 고음역대가 두 번 정도 있는데 저도 모르게 자꾸 록커 발성이 나와버리는 거죠. 이 예쁜 가사를 제 목소리로 더 예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어요. 발라드 녹음을 많이 했던 터라 슬픈 보이스가 기본적으로 장착이 되어 있어서 녹음 초반엔 조금 어려웠지만 전체적으로 가볍고 따뜻하게 들으실 수 있도록 사랑의 호흡을 섞어 녹음했답니다(웃음).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경 씨의 의견이 담긴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곡의 윤곽은 이미 만들어졌지만, 그 안에서 세세한 것들을 다듬고 고쳐나가는 작업은 전체적으로 함께 상의하며 만들어갔던 것 같아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처음부터 이 곡의 예쁜 가사에 꽂혀있었기 때문에 저는 최대한 그 가사를 제 목소리로 잘 표현하는 것에 무엇보다 집중했습니다.


-이번 앨범이 어떤 의미가 되길 바라실지 궁금해요.


의미는 리스너분들이 만들어주실 것 같아요. 저의 ‘혼자라고 생각 말기’라는 곡이 많은 분들의 힐링곡, 응원곡이 된 것처럼요. 이 곡의 가사처럼 마음에 사랑이 가득 담긴 행복한 일상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몬드컴퍼니

-싱글 앨범도 물론 좋지만, 보경 씨의 정규를 기다리는 팬들도 많을 것 같아요. 다음 앨범 소식은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요?


정규 앨범이나 콘서트 계획은 아직 계획이 없지만, 축구를 병행하면서 툭하면 곡을 들려드리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웃음). 조만간 또 다른 곡이 나올 예정이라 자주 앨범 소식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보경 씨의 최근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인가요?


고민이라기보단 어떻게 하면 자주 목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단순하게 곡 자주 쓰고 자주 녹음 하는 걸로 결론 냈습니다(웃음). 복잡하면 미뤄지기만 할 뿐이더라고요.


-가수로서 보경 씨의 신념이 있다면?


그저 흘러가고 싶습니다(웃음). 사랑, 이별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들 등 모든 게 노래가 될 수 있어요. 저도 제가 어떤 가수로 나아갈지 기대가 되고, 스스로를 응원해주고 싶어요!


-김보경 씨의 최종 목표도 궁금해요.


팀과 합을 맞추지 않으면 조화로울 수 없는 축구라는 운동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도 닮았더라고요. 밴드와 공연을 할 때 최소 5명이 모여 합을 맞추는데, 서로의 눈빛만 봐도 티키타카 알아채는 재미는 정말 축구랑 똑같습니다. 앞으로 제 삶에 어떤 일들이 펼쳐지든 그게 곧 제 음악에 물들 테니 저는 모든 하루에 진심을 다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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