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IRA 핵심광물 보조금 협상 착수…AI 협력 등 ‘대서양선언’ 발표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영국산 핵심광물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영국이 핵심광물 협정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은 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 분야와 공급망 등 핵심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8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대서양 선언-미국과 영국의 21세기 경제파트너십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양국이 핵심광물 협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한 것은 전기차 제조 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세액 공제를 통해 보조금을 주는 효과를 내게 한 IRA 관련 조항을 영국도 적용받는 것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행 IRA 조항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 가운데 ▶북미 제조ㆍ조립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 사용 시 3750달러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ㆍ가공한 핵심광물 사용 시 3750달러의 세액 공제를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간 핵심광물 협정이 체결되면 영국에서 채굴ㆍ가공된 핵심광물을 쓴 전기차도 보조금 수혜 대상이 되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재규어랜드로버 등 영국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도 3750달러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영국은 안전하고 책임 있는 AI 개발을 위한 양국 협력과 국제적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올해 말 AI 안전 관련 정상회의를 개최하려는 수낵 총리의 구상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고 “높은 수준에서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미ㆍ영은 대서양 선언에서 “양국은 AI가 우리 사회와 경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고 이러한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완화하고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AI에 대한 협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기에는 AI로 인한 위험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한 안전 조치를 모색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수낵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AI 분야 규제 필요성을 언급하다 “우리가 해야 할 더 많은 일이 있다. 특정 유형의 대외 투자가 야기하는 국가안보적 위험에 대해서도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의 첨단기술을 대량살상무기(WMD) 등에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통제를 하고 있다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접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왜 특정 기술 능력을 (중국에) 이전하지 않는지 시 주석과 논의한 바 있다. 나는 ‘중국은 이를 WMD와 정보 개입에 사용하기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었다.
미ㆍ영 양국은 대서양 선언에 ▶핵심 첨단 기술 분야 협력 ▶경제안보와 기술보호 및 공급망에 대한 지속적 협력 ▶디지털 전환을 위한 협력 ▶미래 청정에너지 경제 구축 ▶국방ㆍ보건안전ㆍ우주 분야 동맹 강화 등 다섯 가지 분야로 나눠 파트너십 심화 계획을 담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산 분야 협력의 일환으로 영국을 미국의 국방물자생산법(DPA)에서 규정한 ‘국내 공급원’(domestic source)으로 간주하게 해줄 것을 미 의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영국 기업도 미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미 정부 투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양국은 대서양 선언에서 “그렇게 함으로써 산업 기반 협력을 심화시키고 미국ㆍ영국ㆍ호주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미ㆍ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 방침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과 관련된 취재진 물음에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가 말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도록 미국에서 집단적으로, 그리고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 왔고 이러한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더 많이 할수록 그것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리를 기다리는 게 무의미하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걸리는 만큼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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