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의 ‘감시 강화’ 약속, 말 보다 행동 보여야 [기자수첩-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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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지난 3년간의 운영에 대한 평가가 주목받고 있다.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손 이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해 온 '감시 활동 강화'에 대해서는 냉담한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20년 12월 거래소의 새 수장이 된 손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시장 감시 활동을 강화해 어떤 형태의 불공정거래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장 감시 체계를 갖춰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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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사태 ‘작전설’에도 사전 파악 못해
남은 임기 약속 지켜 신뢰 회복해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지난 3년간의 운영에 대한 평가가 주목받고 있다.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손 이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해 온 ‘감시 활동 강화’에 대해서는 냉담한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20년 12월 거래소의 새 수장이 된 손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시장 감시 활동을 강화해 어떤 형태의 불공정거래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장 감시 체계를 갖춰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손 이사장의 약속 이후 2년 6개월여가 흐른 지금 거래소는 오히려 시장 감시 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진 상태다.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통한 대규모 주가 조작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다.
일례로 이번 주가 조작에 동원된 선광·삼천리·서울가스·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은 최근 3년간 거래소로부터 시황 변동과 관련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들 주가조작 세력은 장기간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감시를 피했다.
하지만 평소 거래량이 적고 실적도 부진한 종목들이 1000% 넘게 폭등했음에도 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은 비판을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거래소의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뿐만 아니라 안일한 대응 자세와 느슨해진 조직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앞서 시장에서 지난해부터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을 보인 관련 종목들에 대해 ‘작전설’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이상 급등을 우려하는 내용의 리포트도 내 놓았는데 정작 가장 빠르게 움직였어야 할 거래소가 사태의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는 거래 시스템을 개편하는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땜질 처방이라는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융당국의 제도 완화 속 거래소의 이상거래 감지 무력화, 이를 악용하려는 주가 조작 세력이 판치면서 이미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하락했다.
손 이사장은 취임 당시 ‘공정한 시장 질서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성과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관리 유지가 최우선이 되지 않으면 그 어떤 가시적인 결과물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거래소는 지난 3년여간 평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한 셈이다.
이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손 이사장이 국내 증시의 도약을 위해 일궈 낸 성과가 임기 말 SG 사태로 퇴색되는 게 아쉽다. 남은 임기동안 시장 감시 강화를 위한 조치들을 말뿐만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시장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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