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절박한 K반도체 생태계 구축, 국가 총력전 펼쳐야

2023. 6. 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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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반도체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 주재 반도체 국가전략회의 열려


그간 발표된 전략의 조속 실행에 힘 모아야


어제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반도체 국가전략회의’가 열렸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 끼여 위기에 처한 한국 반도체 산업을 지키기 위한 회의였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지능형 반도체와 전력반도체 등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유망 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메모리 중심 반도체 가치사슬을 시스템 반도체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간 협력 강화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정·관계 인사 외에도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반도체 업계 인사와 학계 전문가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를 주재한 대통령의 말에선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경쟁은 산업 전쟁이고 국가 총력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쟁” “민간의 혁신과 정부의 선도적 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와 같은 절박한 표현을 이어갔다. 정부의 반도체 산업 대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엔 ‘국가 첨단산업 육성 전략’, 지난해 7월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 등을 통해 세액공제 확대와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반도체 전문 인력 확보 등 종합 방안을 발표했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고, 국가 무역수지 흑자를 지탱해 온 대한민국 대표 산업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감소에 미·중 기술패권 경쟁으로 인한 공급망 변화로 최근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올해 1~4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3% 감소했다. 전체 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3.4%로 내려앉았다.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는 ‘위기’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 이상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엔 98%까지 감소가 예상되기도 한다.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변화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미국은 인텔의 부활과 삼성전자 등 외국 기업의 공장 유치 등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생태계 복원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본 또한 최근 수년 사이 TSMC(파운드리 공장), 마이크론(D램 생산라인) 등의 반도체 업계 최고 기업들을 모두 유치하며 반도체 산업 부활을 선언했다.

대한민국에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은 없다. 다행히 최근 ‘K-칩스법’도 어렵사리 통과되고, 반도체 관련 학과 규제도 완화됐다. “첨단 디지털 기업은 상장도 빨리 하게 해주고 자금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금융 지원 제도도 잘 설계해 달라” “장애가 되는 모든 규제를 없애 달라”는 이날 대통령의 주문처럼 그간 발표해 온 전략들이 빨리,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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