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초중고생, 국·영·수 교과서 대신 태블릿 수업

최민지, 장윤서 2023. 6. 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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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부터 모든 초·중·고교에서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을 가르치게 된다. 학생과 학부모는 AI가 분석한 학습 패턴, 집중도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학습 데이터는 공공 플랫폼에 모아져 교육청과 민간 교과서 발행사 등에 공개된다.

교육부는 8일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월 “2025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의 세부 내용이 담겼다.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 적용 과목을 대폭 확대한다. 2025년에는 초등 3~4학년과 중1, 고1이 수학, 영어, 정보 과목에서 디지털교과서를 먼저 사용하고 2026년엔 다른 학년도 쓰게 된다. 국어와 사회, 과학은 2026년 초등과 중학교에서 먼저 적용하기 시작해 2028년에는 초중고 전 학년에 도입된다. 발달 단계와 과목 특성을 고려해 초등 1~2학년과 고교 선택과목, 예체능과 도덕은 디지털교과서를 쓰지 않는다.

당장 종이 교과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궁극적인 목표는 책가방 대신 태블릿PC 하나만 들고 등교하게 되는 것이지만, 현장 혼란을 고려해 2025년부터 3년간은 모든 과목에서 종이 교과서와 병행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교과서는 학생의 학습에 대한 여러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교육부가 공개한 예시에 따르면 AI가 분석한 학생의 학습 패턴과 집중도, 영역별 능력치, 참여도·흥미도, 추천 진로 등의 정보가 담겼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소 주관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수행평가도 수치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느린 학습자를 위한 보충학습, 빠른 학습자를 위한 심화학습 기능도 들어간다. 한 학급의 학생이 20명이라면, 20명 각각에게 맞춘 교과서를 공부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디지털교과서 현장 검토까지는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개발 가이드라인은 오는 8월에야 발표된다. 한국디지털교육협회 관계자는 “당장 교과서 제작에 들어가야 할 발행 업체끼리도 교과서에 대한 개념이 모두 다르다.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중독 등 디지털 기기에 대한 우려도 넘어야 할 과제다. 서울의 한 초등 교사는 “현장은 무너지는데 교사는 ‘멘토’ 정도로 전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민간 발행사가 학생들의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윤리적인 통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민지·장윤서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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