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시에 안 좋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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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안다.
행복한 사람만이인기 있다는 걸.
그런 사람의 목소리는듣기 좋다.
뜰에 있는 주접든 나무가안 좋은 토양을 암시하지만지나가는 사람은 주접들었다고 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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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안다. 행복한 사람만이
인기 있다는 걸. 그런 사람의 목소리는
듣기 좋다. 얼굴은 밝다.
뜰에 있는 주접든 나무가
안 좋은 토양을 암시하지만
지나가는 사람은 주접들었다고 놀린다.
그럴 만도 하다.
해협의 초록색 배들과 펄럭이는 돛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고 많은 사물 중 하필이면
어부의 찢긴 그물만 보인다.
나는 어찌하여
구부정하게 걷는 마흔 살의
마을 아낙네 이야기만 하는가?
처녀의 가슴은
예나 지금이나 따뜻하거늘.
내가 운율이 맞는 노래를 쓴다면
마치 들떠 떠드는 것처럼 느껴지겠지.
내 마음속에 서로 다투는 것이 둘 있으니, 그것은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격과
페인트공이 연설을 하는 소름 돋는 광경이다.
하지만 후자만이
나를 책상으로 가게 만든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집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격’ 중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함께 브레히트의 시를 설명해주는 또 하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격”을 쓰지 못하는 마음을 묘사한 이 시는 독일인으로 20세기 전반기의 파시즘과 세계대전 시대를 살아간 브레히트의 윤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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