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전후 숙취해소제 '원샷'…당뇨병 있다면 '독'
[한국경제TV 김수진 기자]
<앵커> 최근 코로나 엔데믹으로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회사에서 숙취해소제를 선보이거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숙취해소제는 당뇨병 환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건강팁스터' 시간에는 당뇨병 환자의 숙취해소제 섭취에 대해 알아봅니다.
김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음주 전후 먹는 숙취해소제. 코로나가 끝나고 주류 소비가 늘면서, 제약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숙취해소제 판매액은 3,100억 이상.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과거에 비해 여성·2030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맛에 신경쓰는 제품도 늘어났습니다.
과일향·과즙을 첨가하거나, 달콤한 맛에 비중을 둔 겁니다.
그러나 이렇게 달콤한 숙취해소제는 당뇨병이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술 자체도 혈당을 올리는데, 숙취해소제 속 당류까지 악양향을 줄 수 있어섭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인지도가 높은 마시는 숙취해소제 4종에 대한 영양성분을 살펴봤습니다.
한 병에 들어간 당류는 15~17g. 모두 같은 양의 콜라보다 당류가 많았습니다. 결정과당, 기타과당 같은 단순당 함유도 눈에 띄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당류 섭취량은 하루 섭취 열량의 5% 미만.
하루 2000kcal를 섭취한다면 25g인데, 숙취해소제 한 잔만 마셔도 절반 이상을 충족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음주 후 숙취해소제 한 병 수준의 당류를 한 번에 섭취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혈당조절이 안 되는 당뇨병 환자는 다릅니다.
[이용호 /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술도 일종의 당이기 때문에, 결국 혈당에 안 좋긴 하거든요. 숙취해소제에 당류가 20g 가까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면 70~100 정도 혈당 수치가 올라갈거라, 술도 자주 마시면서 정기적으로 이런걸 섭취하는 (당뇨병 환자) 분들이 제일 영향을….]
액체류는 흡수가 빨라 혈당도 빨리 올리는데, 이른바 '원샷'으로 공복에 마시는 것도 문제입니다.
특히 음주 다음날 아침 공복 상태에서 마시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혈당 스파이크'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원영 /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당류가 많이 포함된 숙취해소제를 습관적, 반복적으로 섭취하시는 건 당뇨병 환자들에게 권장하지 않습니다.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고요, 과하게 섭취하면 지방으로 전환되어서 축적되므로….]
액체형 숙취해소제 중 당류가 10g 미만인 경우도 일부 있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당뇨병이 있다면 과한 음주는 물론, 불필요한 당류 섭취를 주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
영상취재:김성오, 영상편집:강다림, CG: 심유민
김수진 기자 sjpe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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