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1000원 아침밥' 정책…이준석 '어린이 돈가스'로 때렸다
“정치권은 매번 2030의 표심을 얻겠다며 어린이 돈가스를 계속 팔면된다는 생각, 그리고 어린이 돈가스만 주면 좋아하고 만족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멀어져야 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국민의힘이 내놓은 청년 정책을 비판하며 쓴 글이다. 이 전 대표는 김기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이 내놓은 청년 정책을 ‘어린이 돈가스’에 비유하며 “적당히 아이들을 달래주는 메뉴다. 특화 메뉴를 만들어 주는 것은 젊은 세대를 어리게 취급한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애초 어린이 돈가스라는 게 음식점의 주력 메뉴가 아니라 어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동안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개발된 것처럼 여당 지도부의 청년 정책도 청년을 진정으로 위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취지다.
이 전 대표는 김기현 지도부가 추진하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해서도 “청년층은 아침을 1000원에 먹는다 하더라도 미래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는 세력에게는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의 청년 정책을 비판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층에게 어필하는 한편, 중도층 포섭도 꾀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 측 인사는 “실효성 있는 청년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논의를 청년에 한정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함을 이 전 대표가 강조하고 있다”며 “이 전 대표가 원외 인사여서 정책을 입안할 수는 없겠지만 SNS나 방송 활동을 통해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학교 강연을 통해 청년층과 직접 소통도 하고 있다. 지난달 16일과 26일 각각 서울대와 국민대에서 정치 개혁을 주제로 강연했다. 매번 500명이 넘는 청년이 모여들며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여권에선 이같은 행보를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에게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이 전 대표가 차기 총선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한다.
‘장외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이 전 대표와 달리 국민의힘 지도부는 집권 여당으로서 실질적인 청년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며 2030세대에 구애하고 있다. 국민의힘 청년기구인 ‘청년정책네트워크’는 ▶토익 유효기간 연장 ▶예비군 처우 개선안 등을 발표한 상태다. 정책위원회 청년부의장 등은 아예 공개오디션으로 뽑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책 논의 과정에 청년 참여를 확대해 청년에게 꼭 필요한 정책을 내놓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대표 역시 이 전 대표와 경쟁하듯이 청년층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4일 숭실대를 찾아 예비군 처우 개선안 관련 현장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를 방문했을 때도 광주·전남 청년 간담회를 별도로 가졌다.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가 현장을 찾아 청년 목소리를 직접 들으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와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며 “비판만 하고 대안 제시는 없으니 생산적 논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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