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곽상도 '부국증권 작업' 막았나…검찰, 추가 의혹 수사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새로운 의혹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곽 전 의원이 부국증권의 대장동 사업 관여를 막아낸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곽 전 의원 부자(父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에 대한 2차 수사를 마무리 짓기 시작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주요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고, 마무리되면 주요 피의자에 대한 조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곽 전 의원은 대장동 사업에 민간사업자로 참여하려던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하나은행이 이탈하지 않도록 영향력을 발휘한 대가로 김만배 측으로부터 뒷돈 50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당시 민간사업자 공모 기간에 호반건설이 하나은행을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나와 산업은행 컨소시엄으로 오지 않으면 예금한 돈을 빼겠다”라고 압박해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이탈할 여지가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호반건설은 성남의뜰 컨소시엄과 경쟁한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올해 2월8일 곽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곽 전 의원이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김만배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사실도 없으며,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하나은행이 이탈하려고 해서 컨소시엄이 와해 위기에 처한 적도 없다”라고 판단했다. 곽 전 의원 아들이 김만배 측 회사에서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에 대해선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라면서도 “알선과 연결되거나 무엇인가의 대가로 건넨 돈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부국증권도 하나은행 빼오려고 했나…배후에 ‘서금회’ 의혹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한 재수사를 통해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호반건설뿐만 아니라 부국증권도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하나은행을 빼내려 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부국증권 역시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해 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이 득세했고 ‘서금회(서강금융인회)’로 불렸는데, 부국증권이 그 서금회를 배경으로 하나은행을 빼내려고 했는지 등을 검찰은 확인하고 있다. 부국증권의 박모 부사장이 서강대 출신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 아들이 수령한 50억원을 두고 부국증권이 하나은행을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빼내려는 작업을 차단해낸 공로도 들어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곽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국회의원을 차례로 역임했다. 그러나 곽 전 의원은 “부국증권에 아는 사람도 없고 가 본 적도 없다”라며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이 보고 있는 곽 전 의원 관련 의혹은 박영수 전 특검의 50억 클럽 관련 혐의와 구조가 유사하다. 부국증권은 애초에는 산업은행 컨소시엄 대신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들어가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업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 등을 우려한 김만배 일당이 박 전 특검에게 부탁해 부국증권을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밀어낸 것 아니냐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김민중·김철웅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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