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입시험에 등장한 ‘시진핑 어록’…관영매체 “신념을 굳건히 하는 문제”

권지혜 2023. 6. 8. 16: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 작문 제시어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어록이 출제됐다.

8일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전국 공통 작문시험 중 하나로 시 주석의 연설문을 제시한 뒤 이에 대한 생각을 800자 이상 정리하도록 한 문제가 출제됐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4월 시 주석의 글을 모은 '시진핑 저작 선독'을 대학 교재로 삼고 공산당 당원 교육에도 활용할 것을 지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習연설문 제시한 뒤 “800자 이상으로 작문”
‘가오카오는 출세 위한 유일한 길’ 인식 여전
中매체 “운명 체인저로서의 역할 줄어”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시작된 7일 후베이성 우한의 한 학교 밖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 작문 제시어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어록이 출제됐다. 중국에서 출세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시 주석의 사상과 발언을 꿰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8일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전국 공통 작문시험 중 하나로 시 주석의 연설문을 제시한 뒤 이에 대한 생각을 800자 이상 정리하도록 한 문제가 출제됐다. 제시된 글귀는 “다른 사람의 불을 끄면 자신을 밝히지 못한다” “세상에 한 종류의 꽃이 있다면 아무리 아름다워도 단조롭다”는 것으로 각각 시 주석이 지난 3월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토론회, 2014년 3월 프랑스 유네스코 본부에서 한 연설 중 일부다. 공동 발전과 번영, 중화문명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시 주석은 국제 회의 때마다 중국이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을 선도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청년보는 “사상의 큰 깃발을 높이 들고 이상과 신념을 굳건하게 하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가오카오 작문 제시어에는 그 해 중국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반영된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었던 2021년 시험에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청년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적도록 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4월 시 주석의 글을 모은 ‘시진핑 저작 선독’을 대학 교재로 삼고 공산당 당원 교육에도 활용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에서 가오카오는 일류 대학에 입학해 유망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길로 인식되고 있다. 매년 입시 때마다 유명 대학을 지칭하는 ‘211’ ‘985’ 같은 숫자가 수험생을 응원하는 의미로 쓰인다. 대학생들이 고사장 앞에서 꽃다발을 팔면서 가격을 9.85위안, 21.1위안으로 정하는 식이다. 중국은 1995년 11월 21세기 과학기술을 선도할 100개 대학을 지정했고(211 공정), 98년 5월(985 공정) 이중 39개 대학을 중국 최고 일류 대학으로 지정했다.

올해 가오카오에는 지난해보다 98만명 많은 1291만명이 응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2019년 중등 직업학교 학생들도 응시할 수 있도록 제한을 푼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응시자의 92.9%가 대학에 입학했지만 올해는 입학률이 8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수험생들은 3년간 지속된 코로나 봉쇄로 경기가 침체되고 청년 실업률이 높아진 시기에 대입을 앞두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가오카오는 여전히 학생들의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이지만 고등 교육이 대중화되고 대학 선발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운명을 바꾸는 역할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