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가려움·전염성 동반하는 ‘옴’… 요양병원서 증가 추세

신소영 기자 2023. 6. 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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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피부과학회 김유찬 회장(썸네일)-사진설명=제2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옴퇴치 국민건강사업’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피부과학회 김유찬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대한피부과학회 제공
대한피부과학회가 ‘제2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옴퇴치 국민건강사업’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대표적 전염성 피부질환인 ‘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코로나 완화 조치 이후 증가하는 집단시설의 감염 발생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발표 주제는 크게 네 가지였다. ▲옴질환 설명 ▲옴퇴치 국민건강사업 배경 ▲옴퇴치 국민건강사업 내용 ▲옴치료 가이드라인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피부 기생충 감염질환 옴, 심하게 가렵고 전염성 강해
옴은 전염성 피부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기생충 감염질환이다. 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정기헌 교수는 “옴은 주로 옴진드기에 감염된 사람과의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이외에도 옷이나 침구류, 수건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4만명 이상의 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전 국민 발병률은 줄어들고 있으나 요양시설의 증가와 옴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해 집단발생은 증가 추세다. 특히 요양병원 환자들은 피부 감각 저하나 다른 약물로 인해 가려움을 잘 못 느끼고, 이미 가려움증이 있는 환자가 많아 진단이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단체 생활로 인해 옴이 전파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특히 집단 발생이 많다. 정 교수는 “옴의 증상으로는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가려움증이 있다”며 “손가락 사이나 등 피부 접합 부위에 가려움증과 함께 붉은 발진, 결절, 수포 등이 발생하면 즉시 피부과를 찾아가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옴진드기에 감염돼 붉은 발진이 생긴 모습./사진=옴퇴치 국민건강사업 홈페이지
옴은 환자의 증상과 가족의 감염력 등을 확인하는 임상 진료와 현미경·더모스코피(확대경) 관찰을 통해 진단한다. 옴 치료는 연고제 도포를 통해 충분히 완치 가능하다. 보통 ‘5% 퍼메트린 연고’를 사용하며 ‘10% crotamition 연고’와 호전되지 않는 경우 ‘경구용 ivermectin’이 사용될 수 있다. 다만, 정 교수는 전염력이 강한 옴의 특성상 방치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옴퇴치 국민건강사업’ 통해 국민 보건 건강 기여할 것
옴퇴치 국민건강사업의 배경과 실행 방안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이양원 교수(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는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연령별 옴 환자 수는 감소세에 있으나 2021년 기준 80세 이상의 환자를 중심으로 한 고령층 환자의 발생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서울, 부산 등에서 발생률이 높았으며 요양기관별로는 의원급의 비율이 8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교수는 “이는 인구가 많이 밀집된 지역에 많은 환자가 발생하며, 코로나 방역관리 단계 완화로 인해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옴 환자와 주변인(가족, 간병인, 의료인 등)에게 전파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질환의 특성 및 국내 의료의 현실을 살폈을 때, 부적절한 진단 및 치료로 인한 질병 악화 및 전파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집단 생활시설에 대한 옴 발병 위험 요소를 줄이고,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한 옴 조기 발견 및 관리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피부과학회는 올해부터 옴퇴치 TFT 팀을 운영하고, 질병관리청, 국내 제약사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질병 예방을 위한 ‘옴퇴치 국민건강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세부사업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장성은 교수(대한피부과학회 대외협력이사)는 ▲옴에 대한 정보 및 교육 플랫폼 구축 ▲학술 연구 데이터 베이스 구축 ▲방문 진료 시스템 및 피부과의사회의 협력 지원 ▲온라인 교육 및 진료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임을 밝혔다. 특히 장 교수는 “대한요양병원협회와 업무협약을 통해 사전 신청한 전국 14개 지역 208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전담 피부과 전문의를 지정해 직접 방문 진료나 관리 및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병원 피부과 박진 교수는 한국 옴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치료 및 감염 관리가 이뤄지도록 옴 환자와의 밀접 접촉에 따른 3단계 환자 구분, 치료제, 이차 감염 치료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의 합의를 통해 마련된 이 표준임상진료지침이 활용돼 옴 퇴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피부과학회 김유찬 회장(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은 “코로나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고령화로 인해 집단 시설의 입소가 늘어나며 대표적 감염질환인 옴이 증가해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며 “우리 학회는 요양 병원을 중심으로 피부과 전문의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완, 평가하며 옴의 선제적 예방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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