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계]로봇과 살아가는 세상, ‘네발로봇’이 문 열어줄까

2023. 6. 8. 13: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바퀴가 아니라 네 발로 '걸어' 다니는 강아지 로봇.

왜 사람들은 네발 로봇을 개발할까.

세계적으로 다양한 네발 로봇이 있지만, 그 선두에 있는 것은 단연 '스폿(SPOT)'이다.

로봇인지, 전자제품인지 구분이 모호한 '서비스 기기'들을 제외하고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네발 로봇은 인간과 로봇이 어우러져 살아갈 세상의 첫 번째 로봇이 되지 않을까.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퀴가 아니라 네 발로 ‘걸어’ 다니는 강아지 로봇. 이른바 ‘네발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각계에서 연구개발도 부쩍 활발하다. 이는 조만간 네발 로봇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올 날이 머지않았다는 의미다. 왜 사람들은 네발 로봇을 개발할까. 바퀴를 이용해 굴러가는 ‘주행 로봇’에 비해 ‘보행 로봇’은 만들기 까다롭다. 특히 네발 짐승은 사람 등 두발 짐승과 달리 다양한 보행 패턴을 가질 수 있다. 패턴이 바뀔 때마다 균형 잡는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로봇으로 개발하기가 대단히 까다로웠다. 그러나 과학기술자들의 부단한 노력 덕분에 이런 패턴을 대부분 흉내 낼 수 있게 됐다.

네발 로봇의 첫 번째 가치는 ‘짐꾼’일 것이다. 사람을 따라 짐을 싣고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등반, 탐험 등 극한 상황에서 이만한 파트너는 찾기 어렵다. 군사용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무거운 포탄 등을 싣고 지형에 상관없이 이동할 수 있는 형태는 네발 로봇이 유일할 것이다. 산업용으로서는 이미 그 가치를 검증받고 있다. 건설 현장, 가스나 석유 및 전력 설비, 공공 안전시설 등에서 모니터링 및 원격 검사를 하는 데 실제로 투입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네발 로봇이 있지만, 그 선두에 있는 것은 단연 ‘스폿(SPOT)’이다. 이 로봇의 개발사는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인데, 이미 20년 이상 네발 로봇을 연구해 왔다. 스폿이 상업용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8월부터. 국내에서도 스폿을 이미 도입한 곳이 적지 않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1고로에 스폿을 도입했다. 뜨거운 용광로 앞이라 인간이 작업하기엔 위험이 따르는데, 이곳에서 스폿을 투입한 것이다. 용광로 송풍구의 적열 상태, 가스유출, 냉각수 누수 여부 등을 점검하는 것이 임무다.

이처럼 사실상 네발 로봇 상용화는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일부 특수한 사례에 머물고 있고 ‘대중화’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다. 이 단계를 넘어서기 위해 다양한 연구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탈리아기술연구소(IIT)는 2020년 3t짜리 비행기를 끌고 갈 수 있는 네발 로봇 ‘하이큐리얼(HyQReal)’을 선보인 바 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도 2022년 네발 로봇 ‘애니멀(AnyMal)’을 이용해 취리히 남부지역에 위치한 에첼산 등반에 성공해 보인 바 있다. 이런 다양한 도전이 있는 만큼 네발 로봇은 빠른 대중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세계적으로도 거대한 시장 형성도 기대된다.

여기에 대한 우리의 대비는 탄탄한 편이다. 우선 스폿 개발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대 투자자가 현대차다. 여기에 국내 자체 기술력도 세계 정상급이다. 6일 카이스트(KAIST)에 따르면 명현 교수팀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 국제로봇 및 자동화 학술대회’ 주최 ‘네발 로봇 자율보행 경진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쟁쟁한 연구진을 모두 꺾고 거머쥔 성과라니 자랑할 만하다.

미래는 ‘로봇 세상’이 될 거라고 한다. 수없이 많은 종류의 로봇들이 우리 현실에 들어올 것이다. 로봇인지, 전자제품인지 구분이 모호한 ‘서비스 기기’들을 제외하고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네발 로봇은 인간과 로봇이 어우러져 살아갈 세상의 첫 번째 로봇이 되지 않을까. 지금의 흐름을 보아선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승민 과학기술 전문 저술가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