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반기 결산회의' 앞두고 과시한 성과는
경제 성과로 관개 체계 정비 부각
국방 성과 관련된 위성은 추락
북한 당국이 6월 상순 노동당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한 상황에서 주요매체들은 경제 분야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상반기 성과를 되짚고 하반기 목표를 구체화할 차기 전원회의에 앞서 "올해 관개 건설 목표를 기본적으로 달성했다"는 점을 과시한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사회주의 농촌 진흥에서 실제적인 변혁을 안아온 자랑찬 성과'라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사 상보(詳報·사안을 상세하게 풀어쓴 보도)'를 머리기사로 실었다.
해당 기사는 7일자로 작성됐지만, 이날 오전 북한 주요매체를 통해 일제히 보도됐다.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물론, 대내매체인 노동신문 역시 해당 기사를 전면에 배치하며 대내외에 공개적으로 관련 성과를 부각했다.
실제로 상보는 지난 2월 개최된 제7차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올해 계획된 20여만 정보(1정보는 약 3000평)의 논밭 관개 체계와 중소 하천들의 바닥 파기, 강령호 담수화 공사, 해안 방조제 영구화 공사 과제들이 기본적으로 결속(마무리)돼 농촌경리의 수리화 실현에서 진일보가 이룩됐다"고 밝혔다.
특히 "특히 가물(가뭄) 피해를 심하게 받던 지역들을 위주로 6만여 정보에 달하는 밭들의 관개 체계가 일신되어 자연의 변덕을 이겨내고 안전한 소출을 낼 수 있는 튼튼한 담보가 마련됐다"며 "불과 두 달 남짓한 기간에 2만4000여㎞의 관개 물길 보수와 1만2000여개소의 지하수 시설 건설 및 능력 확장, 1500여개소의 관개 시설 건설 및 보수, 밭 관개를 위한 2400여㎞의 관 늘이기 공사가 결속됐다. 3000여개소의 양수장이 새로 건설됐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1년 연말 개최한 제4차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농촌혁명강령'을 천명한 바 있다. 해당 강령은 김일성 시대인 1960년대 추진됐던 '정신력 강화 및 내부역량 쥐어짜기'를 통해 농업 생산성을 증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북한 당국은 관련 구상에 기초해 2025년까지 관개 체계 개선 목표를 제시하고 관련 사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봄철 코로나19 대유행과 가뭄·폭우 등의 연이은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지난해 연말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선 "알곡 생산목표 점령을 인민 경제발전 12개 중요 고지의 첫 번째 고지, 지배적 고지"로 설정하고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 2월 개최된 제7차 전원회의에선 "농사 성과의 관건이 달려있는 관개 체계의 완성을 주요 과업으로 제시하고 그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향과 방도를 명시했다"는 설명이다.
북한 당국이 계획에 따라 "올해 관개 건설 목표를 기본적으로 달성했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개최될 제8차 전원회의에선 관련 성과 부각과 함께, 향후 장마 등의 자연재해 대비를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국방·경제 성과를 동시에 도모하는 '병진노선'을 추구해왔다는 점에서 차기 전원회의를 계기로 국방 분야에 대한 평가도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북한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에 따라 6월 상순에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올해 상반기 △당 및 행정기관들의 사업 정형 △인민경제 계획 수행 실태를 총평하는 동시에 혁명 발전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방 분야와 관련해선 △순항미사일 '화살-1' '화살-2' △무인잠수정 '해일' 등 각종 신무기 개발·도입 성과를 부각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공 들여온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실패한 만큼, 관련 사안을 어떻게 짚고 넘어갈지 주목된다. 북한 당국은 발사 실패 사실을 대외적으로 신속히 인정하면서도 주민들에겐 함구하고 있다.
추가 실패에 따른 '정치적 비용'을 감안해 북한이 여유를 갖고 재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원회의를 앞두고 북한이 뚜렷한 군사 분야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위성을 재차 쏘아올릴 수 있다는 취지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원회의 및 위성 관련 동향에 대해 "두 건 다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확인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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