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 나은 혁신이 문제 해결 방법"…사과 없이 '좌클릭' 행보만
책임론엔 침묵…비명계 "엉거주춤 넘어갈 일 아냐"
사과 요구 폭발에도 혼란상 언급 삼간 채 대여 공세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혁신위원장 인사 참사에 대해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고 많은 분의 의견을 들어서 더 나은 혁신을 해나가는 게 문제 해결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표현 논란 등으로 임명 9시간 만에 물러났지만, 파국을 초래한 이 대표는 나흘째 사과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끊이질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양대노총 청년노동자 타운홀미팅 노동정책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위기 극복을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혁신위원장 인선이 어느 정도로 진행됐느냐'는 질문엔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가능하면 많은 분의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번 인사 참사와 관련해 이 대표가 책임지고 유감을 표명하거나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이 대표는 전날엔 "당내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 당대표가 언제나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라며 "당대표가 권한을 가진 만큼 내부 논의를 충분히 했든 안 했든, 논의를 충분히 하고 하는 일이지만, 결과에 대해서 언제나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당대표가 하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의 이러한 태도에 비명(비이재명)계는 "그렇게 엉거주춤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이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같이 말한 뒤 "이와 같은 중대한 잘못을 범했는데 대표가 그냥 말 한마디 '결과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겠다' 이런 정치적 레토릭에 가까운 얘기를 했다면 더 큰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 대표가 용기 있게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또 스스로 사법적 의혹의 무고함을 밝히도록 하는데 집중하기 위해서 잠시 물러나 있겠다'고 하는 것이 국민들, 당원들이 보기에 (좋고) 당에 놓여있는 여러 논란거리도 제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향하는 정치탄압이 겹겹이 쌓여가는 이 때 잘하지는 못할망정 실수하면 누가 박수를 치겠느냐"라며 "자중자애 바란다. 대표는 사과하고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명계는 이 대표의 '무한책임' 발언으로 이번 참사에 대한 사과를 갈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최측근으로 당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어제 (이 대표의) 책임이라는 발언 자체가 유감보다는 더 높은 차원의 성찰과 유감 표명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도 같은날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혁신위원장 끈으로 혁신의 발목이 잡히는, 혁신의 늪에 빠져버리는 그런 모양새가 돼버렸다"면서도 "어제 이 대표가 모든 것이 본인의 책임이라고 말했는데 그 정도면 사과했다고 본다. 다음 주 12일 의총이 있는데 의총장에서 또 한 번 사과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책임론을 두고 계파 간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 대표는 '좌클릭' 행보에만 주력하는 모양새다.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민생 이슈를 앞세워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양대노총 청년노동자와 노동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조합 강경대응 기조를 '노동탄압'이라고 비판하면서 이에 맞설 당 차원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오후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만찬을 함께 한다. 두 사람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저지할 공동 대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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